우주가 별을 끄고 부른다

by 오가은







우주가 별을 하나둘 끄고

조용히 부른다

차디찬 어둠이 도시에 불어온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무작정 긴 긴 밤을 따라 걷는다

남긴 발자국도 사라져 버린다


나를 부르던 목소리는

처음부터 없었던 듯

혼자 덩그러니 남은 것 같다


목적지도 이름도 없이

침묵을 등에 지고

어디쯤인지도 모를 시작과

끝 사이를 떠돌아다녔다


나는 외로움에 흩어져버린

기나긴 그리움을 따라 걷는다


우주가 빛을 접고 부른다

온기 하나 없는 냉랭한 시간만이 휘몰아친다

허공을 울리던 그 목소리는

이제 그쳐버린 것 같다

다 알 것 같다


함께한 모든 날들이

모두 빛,

그저 빛,

비추지 않았던 날들이 없었다

이 별,

빛이 없으니 비극이구나

너는 이 우주에

더 이상 남아있지 않구나


이제 혼자 덩그러니 남은 것 같다

정말 나만 혼자 남겨진 것 같다


흘러간 별들 사이로

시간없이 어둠만이 흐르고

그 속으로 우주가 흐른다

눈물이 흐른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