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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레인 Jun 08. 2023

브루클린 공원

Day 6-3

코니아일랜드 역에서 Q 선을 타고 브루클린의 프로스펙트 공원으로 향했다.

Q 선이 그리 길지 않은 코니아일랜드 해변가를 훑고 가는 덕에 미쳐 보지 못한 루나 파크의 다양한 놀이 기구들을 볼 수 있었다.  탈 엄두도 못내는 걸 보면 나도 나이가 많이 들었구나란 서글픔이 든다...ㅠㅠ




프로스펙트 파크 역에서 내려 큰 길 맞은편으로 건너가 주변 주택가를 한 블록 돌며 집 구경을 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전형적인 미국 스타일의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는데 집 모양이 제각각이었다.  작은 정원과 집 꾸밈새로 집주인의 취향을 알 수 있었지만 대부분의 집들이 비어 있거나 관리가 돼있지 않았다.  대낮인데도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어서 벗어나자며 공원으로 건너갔다.


공원 안에는 동물원과 유명한 브루클린 보타닉 식물원이 있어 비로소 사람들이 꽤 보였다.  우리는 너른 공원을 통과해 공원 북쪽에 있는 그랜드 아미 플라자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여느 공원과 마찬가지인 산책길이었지만 작은 노란색 들꽃들이 지천에 잔디처럼 깔려 있어 눈이 즐거웠다.


그러다 다리 밑 터널을 발견했는데, 마치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것 같아 신기했다.  이 엔데일 아치(Endale Arch)는 프로스펙트 공원이 건설되던 때인 1860년대 초, 그랜드 아미 플라자에서 롱 메도우(Long Meadow)로 들어가는 입구로 만들어진 매우 유서 깊은 터널이다.  


롱 메도우

이름 그대로 긴 목초지가 펼쳐졌다.  늦봄인데도 왕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어 사람들이 돗자리를 펼치고 앉아 따사로운 오후의 햇살을 한가로이 즐기고 있었다.


우리 부부도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잠시 앉아 있었다.  우리집 근처에도 한강공원이 있어 자주 나가곤 하는데 올해는 미국에서 봄맞이 꽃놀이를 먼저 하게 되었다.




그랜드 아미 플라자(Grand Army Plaza) 입구엔 군인과 선원의 아치(Soldier's and Sailors's Arch)라는 개선문이 서 있다.  미국 독립 전쟁의 첫 번째 주요 전투인 롱아일랜드 전투의 전장이었던 이 광장의 원래 이름은 '프로스펙트 파크 플라자'였으나, 미국 남북 전쟁에서 복무한 북군과 타 군대의 참전 용사들로 구성된 공화국 대군의 창립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그랜드 아미 플라자로 개명되었다 한다.  같은 이름의 광장이 맨해튼의 센트럴 파크에도 있다.


바로 옆에 브루클린 공립 도서관이 있는데,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도서관 광장 그늘에 앉아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  


맨해튼의 공립 도서관 같은 유명 관광지가 아닌지 출입이 매우 자유로웠다.


이곳은 너무나 조용해 구석에서부터 들려오는 드르렁 거리는 코 고는 소리마저 정겹게 느껴졌다.


반가운 한글!! 게다가 '봉준호' 감독에 대한 책이 새 책 코너에 딱 놓여 있었다.


현대적이고 깔끔한 모습의 브루클린 공립 도서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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