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슈화
화실에서 못 그린 꽃밭의 배경색을 과슈로 연습해 보기로 했다. 이왕 그려볼 거 내가 자신 있거나 그려보고픈 그림을 그리자고 생각하니 역시 무용수다.
A3 크기가 아닌, 이젠 부담스럽지 않은 A4 크기에 스케치를 했다. 그리면서 인체 비율부터 다시 숙지해 봐야겠단 생각을 했다. 그래야 사진이나 실물을 참고하면서도 다양한 동작을 자유로이 그려낼 수 있을 것 같아서다.
흰색을 듬뿍 섞어 톤을 낮춰가며 색을 다양하게 칠해갔다. 삼원색을 중심으로 각 계통의 색들을 거의 마구잡이로 칠했는데, 분위기 다듬는 건 나중으로 미루고 빈틈을 메워 나갔다.
인물을 칠하는데, 어두운색 위에 밝은색이 올라갈 수 있다는 과슈의 특성을 감안하며 칠하는데도 이게 될까? 계속 의심이 들 만큼 과슈를 다루는 게 아직 미숙하다.
밤늦게서야 그림을 완성했다. 배경을 정돈하고 하늘하늘 한 옷 표현에 신경을 썼음에도 그림이 너무 마음에 안 들어 포기하며 반으로 접고 싶었는데, 자리를 뜨면서 중간중간 들여다보고 또 보니 그런대로 괜찮게 보여 고치고 또 고친 거다.
성에 차지 않는 그림은 다음엔 더 잘 할 수 있다는 희망 고문을 준다…ㅠㅠ
# 참조 사진 : 핀터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