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엄마가 정기 건강검진을 받으셨다. 시력 검사를 하는데, 왼쪽 눈이 예전보다 더 나빠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엄마의 소비 쿠폰으로 안경 렌즈만 바꾸면 될 거라 생각하고 집 근처 안과에 갔다. 그런데 정밀 검사에서 예상치 못하게 백내장 진단을 받았다. 언제부턴가 앞이 뿌옇게 보인다고 말하셨던 엄마의 말이 그제야 이해가 됐다. 의사도 연세와 체력을 고려할 때 수술 시기를 놓치면 더 힘들어진다고 해서 부랴부랴 상담을 받았다.
알아보니 65세 이상은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돼 생각보다 저렴하게(약 50만 원) 수술이 가능했다. 하지만 더 좋은 렌즈를 쓰려면 몇 배(2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 부담이 컸다. 가족과 상의한 끝에 보험이 되는 기본 단초점 렌즈로 하고, 대신 다초점 안경을 새로 맞추기로 했다. 수술은 더운 여름을 피해 11월 가을로 정했다. 10월 말에 엄마와 단둘이 다시 한번 일본 여행을 다녀오기로 이미 예약을 해놨기 때문이다.
엄마는 백내장 진단에 무척 놀라셨지만, 수술로 다시 잘 보이게 될 거라는 말에 안도하셨다. 내일부터는 치매안심센터 프로그램도 시작된다. 인지활동과 미술, 음악, 운동까지 다양하게 진행된다고 한다. 엄마가 잘 적응하실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하지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몸과 마음을 움직이는 시간이 엄마에게 좋은 변화가 되길 바란다.
가을에 예정된 수술과 일본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나면, 엄마의 시야도, 나의 하루도 지금보다 조금 더 밝아져 있을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