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는 삶
우두커니 걸린 시계 초침이 급하게 움직인다.
망자의 심장이라도 훔친 모양이다.
게으른 벌레 하나 목숨 다해 매달려도
시간은 여전히 진행형,
오늘 하루로 지난 삶들을 정리하려는 듯
쓸모를 다한 향초만 문상객을 맞고
상주의 하품에 오후가 지나간다.
삶이 다한 것과
그 속에서 다시 무너지는 아우성들
“유일하게 살아날 방법은 결코 뒤집히지 않는 일”
벽에 걸린 시계가 순간 멈춰 선다.
어딘가 다투는 소리,
매일을 왜 사는지도 모르는 자들의 화투장 뒤집는 소리.
정지된 시간,
생각에 지칠 일 없는
영정의 미소가 연둣빛으로 변해간다.
세상을 바라보는 망자의 가지런한 침묵에 밤이 저물고
뒤집힘에 익숙한 자들이 서둘러 제자리를 찾아간다.
새벽이 지독한 다짐으로 몸부림친다.
실로 화창한 장례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