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여 비라도 올까
창문 걸고 바람까지 단단히 재운 밤
세상을 바꾸려는 듯 벌레 한 마리가 노크를 한다.
담보 없는 허락에 문이 열리고
공중은 산산이 부서진다.
매번 스스로 무너뜨린 가소로운 다짐에
내 허락된 작은 공간이 어설피 허물어진 밤,
느닷없이 찾은 결례가 헤집고 다닌 하늘엔
먹구름이 상복으로 차려 있다.
죽어야 산다는 다짐으로
어디쯤,
또 누군가 통곡하고 있을까?
지난밤 내리지 못한 혼비가 이제야 내리는가?
추적추적 비는 내리고
날개 잃은 벌레는 나와 함께 꿈속을
지독한 걸음으로 걸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