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례

by 최국환

-결례-



행여 비라도 올까

창문 걸고 바람까지 단단히 재운 밤

세상을 바꾸려는 듯 벌레 한 마리가 노크를 한다.

담보 없는 허락에 문이 열리고

공중은 산산이 부서진다.

매번 스스로 무너뜨린 가소로운 다짐에

내 허락된 작은 공간이 어설피 허물어진 밤,

느닷없이 찾은 결례가 헤집고 다닌 하늘엔

먹구름이 상복으로 차려 있다.


죽어야 산다는 다짐으로

어디쯤,

또 누군가 통곡하고 있을까?

지난밤 내리지 못한 혼비가 이제야 내리는가?

추적추적 비는 내리고

날개 잃은 벌레는 나와 함께 꿈속을

지독한 걸음으로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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