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가는 차안에서 아이가 토했습니다.

by 조아

놀이공원 가는 차안, 아이가 토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터지곤 합니다. 일상에서 아이가 사고를 치면 한숨이 나오지만 그러려니 합니다. 그러나 특별한 계획을 세운 날 아이로 인해 사건이 발생하면 당황스러움에 어쩔 줄 모릅니다. 아이를 혼내기도 하고, 해결에 진이 속 빠집니다. 기껏 세운 그날의 계획이 틀어지는 건 물론, 가족 간의 감정까지 상하고 맙니다.


오랜만에 제 아이들과 에버랜드를 가자고 약속했습니다. 비소식이 있었지만 다행히 오전중에 그쳐 오히려 날씨가 놀기 좋게 선선했습니다. 미리 생각해 놓은 준비물을 챙기고, 아이들과 미리 편의점에 가서 간식도 샀습니다. 길도 미리 알아놓았습니다. 오랜만에 놀이공원에 간다는 사실에 아이들은 들떴습니다. 간식을 먹고 노래를 들으며 에버랜드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에버랜드에 가는 마지막 길이 좀 구불구불했습니다. 운전을 하는 나조차도 어지러움을 느꼈습니다. 첫째 아이는 조금 속이 울렁거린다고 말했습니다. 겨우 도착하여 주차자리를 알아보던 그 때, 아이가 왈칵 토했습니다.

photo-1634989822006-120c3d64ae76?fm=jpg&q=60&w=3000&ixlib=rb-4.1.0&ixid=M3wxMjA3fDB8MHxzZWFyY2h8M3x8JUVDJTk3JTkwJUVCJUIyJTg0JUVCJTlFJTlDJUVCJTkzJTlDfGVufDB8fDB8fHww 사진출처: Unsplash

아이가 멀미가 난다고 표현한 적은 종종 있지만 토한 일은 처음이었습니다. 점심을 먹은지 얼마 되지 않은 터라 아이는 속의 것이 모두 나올 때까지 연달아 토했습니다. 아이의 티셔츠와 바지 전체, 차의 시트며 아래 발판까지 모두 토사물이 가득했습니다. 정신이 아득했습니다. 오늘의 계획을 모두 취소하고 집에 갈까 싶었습니다. 왜 하필 지금이냐는 원망의 마음이 아이에게 들었습니다.


라익셀프를 연습할 때입니다.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믿어야 할 때입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이 발생했을 때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합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당황스러운 마음에 이 모든 걸 멈추고 돌아가고 싶습니다. 나를 이해해야 할 때입니다. 나를 받아들여야 할 때입니다. 나를 믿어야 할 때입니다. 라잌셀프의 마음을 연습해야 할 때입니다.


우선 해야 할 일은 나의 감정을 이해하는 일입니다. 감정을 파악하고 그 원인은 무엇인지 생각해 봅니다. 더불어 다른 감정이 있다면 같이 살펴봅니다. 감정을 이해하면 감정이 가라앉습니다.


다음으로 할 일은 내 감정이 그럴 수 있음을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그때의 내가 느끼는 감정은 나만 느끼는 감정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도 충분히 그 상황에서는 그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일반적인 감정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받아들여집니다. 이 과정은 혹시나 남아 있는 나의 감정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지우는 단계입니다.


마지막으로 나의 능력을 믿으면 해결책에 가까워집니다. 감정이 정리되면 해결 방법을 찾아볼 여유가 생깁니다. 이제는 나를 믿어야 할 때입니다. 과거에 내가 비슷한 상황에서 해결해왔음을 돌이켜 봅니다. 해냈던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이번에도 해낼 수 있음을 믿습니다. 나의 판단을 믿고 해결책을 하나씩 추진할 수 있는 힘을 믿어 봅니다.


감정은 추스려졌고, 해결안을 향해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아이의 토사물과 차 안 상황을 보고 당황스러웠지만 일단 마음을 추스렸습니다. 감정을 읽어줍니다. 화, 당황, 후회 등 여러 감정이 올라왔습니다. 급작스러워서 화가 났고, 차 안이 이렇게 더러워진 적은 처음이라 당황했으며, 좀 더 빨리 세울 걸 이라는 마음에서 후회가 들었음을 이해했습니다.

마음을 읽은 후에는 나를 다독여습니다. 다른 사람이라도 나와 같은 감정일 수밖에 없다고 받아들였습니다. 놀이동산 가는 날 아이가 토하면 누구나 화가 나고, 당황하며, 후회할 수밖에 없다고 나의 감정이 특별하지 않다고 다독였습니다. 나의 감정을 다스리고 나니 해결을 할 힘이 나타났습니다.


10년 동안 아이를 키웠습니다. 그 동안 아이의 토사물을 치운 일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오늘도 해결할 수 있을 테니 일단 진행해보자고 나의 해결 능력을 믿었습니다. 에버랜드 안에 옷가게가 있다는 기억이 났습니다. 물티슈만 충분하다면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차 안의 토사물을 모두 닦고 환기를 시켰습니다. 울먹거리는 아이를 진정시키고 천천히 데리고 가, 물티슈와 옷을 샀습니다.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온 아이는 환하게 웃었습니다.

photo-1578648086858-b173df4fd0c0?fm=jpg&q=60&w=3000&ixlib=rb-4.1.0&ixid=M3wxMjA3fDB8MHxzZWFyY2h8Mnx8JUVDJTk3JTkwJUVCJUIyJTg0JUVCJTlFJTlDJUVCJTkzJTlDfGVufDB8fDB8fHww 사진출처: Unsplash

계획대로,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하루가 만들어졌습니다.

자칫 기대했던 하루가 망쳐질 뻔했습니다. 만약 모든 걸 포기하고 집에 돌아갔다면 그 날은 아쉬움의 하루로 남았을 것입니다. 옷을 갈아입은 후 우리 가족은 더할 나위 없이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보고 싶은 판다와 사자 호랑이도 보고, 타고 싶은 놀이기구도 실컷 탔습니다. 아이의 멀미로 인한 영향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photo-1701772166100-7c2c1f700090?fm=jpg&q=60&w=3000&ixlib=rb-4.1.0&ixid=M3wxMjA3fDB8MHxzZWFyY2h8MzR8fCVFQyU5NyU5MCVFQiVCMiU4NCVFQiU5RSU5QyVFQiU5MyU5Q3xlbnwwfHwwfHx8MA%3D%3D 사진출처: Unsplash

힘든 상황에서도 해결했던 힘은 바로 나를 좋아하는 라잌셀프의 힘이었습니다. 나를 좋아하는 과정은 나를 이해하고, 나를 다독이고, 나를 성장시키는 일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나를 좋아하는 마음이 커지고 앞으로 같은 상황이 일어나도 똑같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아이로 인한 예상치 못한 상황에 부딪혔을 때 라잌셀프를 연습해 보세요.



작가의 이전글왜 라익셀프(likeself_나를 좋아하기)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