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경쟁이 만든 미래

lecture 30

by BE architects

1957년 10월 4일, 소련은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Sputnik 1을 발사한다. 그리고 1969년, 자존심이 긁혔던 미국은 Apollo 11을 통해 인류 최초로 달착륙에 성공한다. 서로 먼저 우주로 나가려는 경쟁이 절정에 달하던 냉전의 시대, 인간은 인류사에서 가장 첨단의 과학기술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변화는 20세기 건축역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General Motors Technical Center, 1950

1950년, 에로 사리넨_Eero Saarinen은 미국 자동차기업 General Motors를 위해 거대한 연구단지를 설계한다. 훗날 General Motors Technical Center로 완성되는 이 단지는 단순한 연구시설이 아니라 과학기술 시대의 건축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새로운 모델이었다. 사리넨은 이곳에서 공장과 연구소, 사무공간을 하나의 캠퍼스로 조직하고, 거대한 실험실과 사무동을 유리와 금속, 정교한 시스템으로 연결시켜, 산업시설이라기보다 마치 미래 도시의 일부처럼 보이도록 설계했다.

이런 풍경은 단순히 기업의 이미지를 위한 장식이 아니었다. 전후 미국사회에서 과학기술은 곧 미래를 의미했고, 연구소와 실험실은 그 미래가 만들어지는 장소였다. 기업들은 자신들이 단순한 제조업체가 아니라 기술혁신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건축으로 보여주고 싶어 했다. 그렇게 건축은 단순한 공간의 틀이 아니라, 과학과 기술이 만들어 낼 미래의 이미지를 시각화하는 장치가 되었다.


돌이켜보면 냉전시대의 우주경쟁은 달에 먼저 도착하기 위한 싸움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누가 먼저 미래를 상상하고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경쟁이었고, 미래를 바라보는 방식 자체를 바꾸어 놓은 사건이었다. 어떠면 20세기 중반의 건축이 유리와 금속, 거대한 구조와 매끈한 곡선으로 가득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을지 모른다. 우주로 향하던 시대에, 건축 역시 중력을 벗어나고자 가볍고 투명해지려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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