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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맨 May 23. 2019

엄마, 교통카드는 어떻게 동작해요?

전자기 유도와 IC카드


엄마: 어른 1명, 초등학생 1명이요. (삐익) 우리 저기 앉을까?


리원: 저 뒤에 할머니께 양보해드려요.


엄마: 우리 리원이 할머니께 자리 양보할 줄도 알고 다 컸네?


리원: 그럼요. 우리 할머니도 매일 다리, 허리 아프신데 저 할머니도 많이 편찮으시겠죠. 다 우리 같은 자식들 키우시느라 편찮으신 거잖아요. 양보해드려야죠.


엄마: ... 참 대견하다. 어쩜 그리 엄마를 똑 닮았니.

리원: 그러게요. 그나저나 엄마, 아까 우리 버스 탈 때 교통카드를 기계에 갖다 대기만 했잖아요. 어떻게 요금이 지불돼요?


엄마: 일단, 이 교통카드는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반도체 칩이 들어 있어. 아주 작은 컴퓨터라고 할 수 있지.


리원: 와~, 이 카드가 컴퓨터와 같다니... 그럼 이 카드하고 버스에 달린 기계하고 통신을 하는 건가요?


엄마: 응. 맞아. 교통카드단말기라고 하는 저 기계에서는 계속 전파를 내보내고 있거든? 교통카드가 가까이 가서 이 전파를 받으면 안에 들어 있는 반도체 칩에 저장된 금액이나 카드번호 같은 것을 단말기로 보내주게 돼. 단말기는 이 정보를 받아서 요금을 처리하지. 이때 이용되는 전파는 물건을 통과하기 때문에 카드를 지갑에 넣어도 인식이 되는 거야.


리원: 아, 그렇군요.


엄마: 우리 고속도로 갈 때 하이패스로 지나가면 통행료가 결제되지?


리원: 맞아요. “고속도로 통행요금 얼마가 결제되었습니다”라고 차에서 얘기해요.


엄마: 그것도 같은 방식이야. 버스의 교통카드단말기와 같은 하이패스 단말기가 각 차마다 달려 있어. 버스처럼 카드를 대는 것은 아니고 카드가 아예 꽂혀 있지.


리원: 아, 하이패스하고 교통카드가 같은 원리였군요.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생겼어요. 교통카드가 컴퓨터라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전기가 없어도 컴퓨터가 동작 하나요?



엄마: 정말 좋은 질문이야!!! 당연히 전기가 필요해. 그런데 우리가 교통카드를 평소에 충전하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전기를 이용할까?

리원: 그러니까요.

엄마: 카드 단말기에는 전기가 흐르고 있거든. 거기에 10cm보다 가깝게 카드를 가져다 대면 신기하게도 카드에도 전기가 발생하게 돼. 이때 발생하는 전기는 약하지만 카드 안에 있는 컴퓨터를 동작시키기에는 충분해.


리원: 네~. 신기하네요.. 그런데 이거 전기레인지 할 때 나온 얘기하고 비슷한데...


엄마: 그렇지! 같은 원리야. 전기가 유도된 거지. 버스 단말기가 전기레인지고, 교통카드가 전용 그릇이라고 생각하면 돼. 전기레인지에서는 많은 전기를 유도하여 열을 내는 것이 목적이고, 교통카드는 순간적으로 작은 전기만 발생시켜 내장된 반도체 칩을 동작시키는 차이가 있는 것뿐이야.


리원: 그런데 우리 외식하고 아빠가 카드를 긁는 것도 교통카드하고 같은 거예요?


엄마: 음, 그건 좀 달라. 그럴 때는 카드의 반도체 칩하고 통신하는 게 아니고 카드 뒷면에 있는 이런 자기 테이프의 정보를 가지고 요금을 지불해. 자기 테이프는 긁어서 인식하기 때문에 닳으면 인식이 잘 안 되고, 정보보안도 어려워서 점점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많이 사용되고 있지. 


리원: 앞으로는 아빠만 카드 긁지 말고 엄마도 긁으셨으면 좋겠어요.


엄마: 됐거든. 리원이는 누구를 닮아서 이렇게 엄마 속을 잘 긁으실까.

리원: 아까 엄마가 누구를 똑 닮았다고 하셨는데...


엄마: 내려.



[보다 자세한 설명]

1. 스마트카드와 교통카드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고 있는 신용카드나 현금카드는 초기에는 전부 마그네틱 테이프(Magnetic Stripe, 자기 테이프)에 기억된 정보로 결제를 하였다. 그래서 마그네틱 카드 또는 MS카드로 불린다. 혹시 플로피디스크를 기억한다면 그것과 동일한 원리다. 그런데 이 마그네틱은 용량이 적어 기억할 수 있는 정보가 기껏해야 카드번호 정도에 지나지 않고, 또 불법복제가 너무 쉽다는 단점이 있다.         

<그림> 마그네틱 카드

그래서 이를 대체하고자 개발된 것이 반도체 칩(IC칩)이 내장된 스마트카드라 불리는 IC카드이다. 이 IC카드는 안에 정보처리장치(마이크로프로세서)와 기억장치(메모리)가 내장되어 마그네틱 카드에 비해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고, 정보처리, 암호화 등도 가능하여 보안성이 뛰어나다. 우리나라에서 지난 2012년부터 마그네틱 카드를 IC카드로 교체토록 하고, ATM기에서 마그네틱 카드로 현금인출이 불가능하도록 하는 정책을 펼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IC카드 안에 도대체 무엇이 들어가 있는지 아이들이 궁금해한다면 엄마들이 자주 사용하는 아세톤에 카드를 하루 정도 담가 두자. 카드가 벌어지면서 내부의 IC칩과 코일(안테나이자 전력공급의 역할을 하는)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한때 이 IC칩과 코일만을 떼어서 자기만의 교통카드를 만드는 것이 유행한 적도 있었다. 손가락이나 이마에 붙여도 된다는 것은 함정.

IC카드 내부


2. 전자기 유도

 교통카드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마이크로프로세서와 메모리가 내장된 일종의 아주 작은 컴퓨터이다. 아무리 작더라도 이 컴퓨터가 동작하기 위해서는 전기가 필요한데 교통카드의 경우는 별도의 전기를 충전하지 않고 교통카드 단말기로부터의 유도전류를 활용한다. 

즉, 교통카드 단말기에서 전류를 흘려보내면 그 전류에 의해 자기장이 형성된다. 그 자기장 가까이에 교통카드가 접근하면 교통카드 내 코일에서 전류가 유도되어 발생하는데, 그 전류는 미약하지만 교통카드 안의 작은 컴퓨터를 구동하기에는 충분하다. 앞서 살펴본 전기레인지도 전자기유도를 활용하여 교통카드 대신에 냄비에서 전류가 흐르게 하고 그 전류로 발열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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