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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맨 Jun 06. 2019

엄마, KTX는 어떻게 이렇게 빨리 가요?

동력, 공기저항, 곡률


엄마: 아이고 힘들다. 결국 기차에 탔네. 가긴 가는구나.


리원: 그런데 엄마, 오후에 일이 있으시다면서 이제 3시간밖에 안 남았는데 우리 부산까지 갈 수 있어요?


엄마: 응. 2시간 반이면 부산역에 도착할 거야.


리원: 예전에 부산 할머니 댁에 갈 때 차로 5시간인가 걸렸던 것 같은데 KTX는 엄청 빠르네요?


엄마: 맞아. 참 빠르지?


리원: KTX는 왜 이렇게 빨라요?


엄마: 그거야 고속철도니깐 그렇지.

리원: 이러려고 엄마 아들이 됐나 하는 자괴감이...

엄마: 알았다, 알았어. KTX는 기차야. 기차인데 무엇으로 움직일까?


리원: 기차니까... 뭐로 움직일까요?


엄마: 전기로 움직여. 모터(전동기) 알지? 전기로 KTX 제일 앞에 있는 동력차의 모터를 돌리고 그 힘으로 사람들이 타고 있는 객차를 끌고 가는 거야.


리원: 와... 뭐 복잡할 줄 알았더니 간단하네요?


엄마: 맞아. 원리는 간단한데 이 큰 기차가 시속 300km가 넘는 속도가 되도록 하려면 실제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야. 어려워.


리원: 어떤 것들이요?


엄마: 일단, 동력원이 되는 모터가 힘이 세야지. 리원이 마차 타본 적 있지? 만약 지금 우리가 타고 있는 KTX를 말이 끈다면 말 몇 마리가 필요할까?


리원: 음... 글쎄요? 한 1,000마리?


엄마: 18,000마리.


리원: 우와~~~. 정말요? 말 18,000마리가 우리 앞에 있다고 생각해보니 어마어마한걸요?


엄마: 그렇지? KTX에는 모터가 12개가 달려 있어. 모터 하나가 말 1,500마리의 힘을 내고 있는 거야.


리원: 와~. 대단한 힘이군요?


엄마: 그렇지? KTX가 지하철하고 다른 것 또 못 느꼈어?


리원: 아, 지하철도 전철이니까 KTX랑 같은 원리인가요? 그러고 보니 전철은 앞이 평평한데 KTX는 앞이 돌고래 모양 같아요.


엄마: 그렇지! 왜 그랬을까?


리원: 음... 예쁘려고?

엄마: 음... 맞으려고?

리원: 헤헷. 글쎄요. 그래야 더 빨리 가나요?


엄마: 그렇지.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서지. 낙하산을 펴면 천천히 떨어지는 이유가 면적이 넓어져 공기 저항이 커져서 그렇거든. 반대로 공기 저항을 줄이려면 면적을 줄이고 공기의 흐름을 최대한 방해하지 않도록 부드럽게 만들어야 해.


리원: 그렇군요. 그러고 보니 전철은 “덜커덩 덜커덩” 하는 소리가 나는데 KTX는 안 나네요?


엄마: 예리하구나. 모든 기차는 철로가 있지? 이게 여름에는 더워서 늘어나고 겨울에는 추워서 줄어드니까 일정한 간격을 띄워서 철로를 만들어. 그러다 보니 그런 소리가 나게 돼.


리원: 와~. 쇠도 늘어나는군요? 그런데 KTX는 왜 안 나요?


엄마: 그런 이음매가 없도록 전부 용접을 해서 하나의 레일로 만들었다고 해. 그래서 전철이나 일반 기차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이는데도 소음과 진동이 덜한 거야.


리원: 오... 그렇군요.


엄마: 그리고 리원이는 달리기 할 때 똑바로 뛰는 게 빨라 아니면 커브를 돌면서 뛰는 게 빨라?


리원: 당연히 직선으로 달릴 때죠. 


엄마: 맞아. 그래서 KTX는 철로를 가능한 직선에 가깝게 만들었어.


리원: 사소한 것 같은데 참 많은 신경을 썼군요.


엄마: 맞아. 그런데 가장 결정적인 게 뭔지 알아?


리원: 아니 결정적인 게 또 있어요?


엄마: 정차역이 적은 거야. 하하.


리원: 그게 왜요?


엄마: KTX가 최고속도인 시속 300km에 이르려면 보통 5분에서 6분 정도가 걸려. 그러면 자주 서면 어떻게 될까?


리원: 서느라 속도 느려지고, 다시 속도 올리는데 시간 걸리고 그러겠네요?


엄마: 그래, 맞아. 지하철은 한 정거장이 3~4분 정도니까 속도를 높이 낼 시간이 없지.


리원: 그렇군요.


엄마: 설명하다 보니 도착이 얼마 안 남았네. 내릴 준비 하자.


[보다 자세한 설명]

 고속철도에 대한 정의는 시대와 나라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시속 200km 이상의 고속으로 주행하는 열차를 말한다. 

1964년 일본의 도카이도 신칸센(도쿄~신오사카)이 세계 최초로 시속 210km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계속 발전해 각국이 속도 향상을 위한 기술, 연구 개발에 매달려 현재는 시속 300km대의 고속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현재 운행되는 모든 고속열차는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고 있어 고속철도를 고속전철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의 고속철도는 시속 330km로 달릴 수 있도록 설계되었고 운행 시에는 최고 시속 305km로 운행되고 있다. 25,000 볼트의 고압전류를 동력원으로 하고 있으며, KTX는 이를 전달받아 13,560kW, 300kN(킬로 뉴턴)의 전기 제동력을 갖추고 운행한다. 고속철도 차량의 외부형상은 유선형 구조로 공기역학적으로 설계되었고, 25,000볼트의 고압 전류를 집전할 수 있도록 설계된 집전장치(팬터크래프)를 사용하고 있다.

고속철도 선로는 시속 305km까지 달리는 고속차량의 하중을 안전하게 받칠 수 있도록 전 구간을 용접으로 연결해 하나의 레일로 만들었다. 선로의 최소곡선반경은 7,000m(일반철도: 400m)로 이는 전 구간이 직선에 가깝다는 것을 뜻한다.

시속 300km에 도달하기 위해서 KTX는 6분 5초, KTX-산천은 5분 16초가 걸리며, 시속 300km에서 비상 제동 시 3,300m 이내에서 정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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