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니: 그런 건 아니고 비둘기는 사람들과 가장 가깝게 있잖아. 사람들에게 붙어서 얻어먹으며 살면 되니까ㅎㅎ
인간들이 먹는 음식 좀 괜찮네! 우리도 얻어먹자!
유니: 와~소름 돋아. 어디 가도 굶어 죽지 않을 생각이네. 나로선 상상도 못 할~STJ 답다!
(*STJ : MBTI에서 감각-사고-판단형)
엄마: 나도 소름 돋았잖아. 유니말 듣고. 책 읽다가 궁금해져서 질문한 거였거든. 내향적 직관형(Ni)들이 이미지나 상징(매우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통해 활력을 느낀다고 하면서 예를 들었거든. 태풍을 뚫고 힘차게 날개 쳐 올라가는 독수리의 그림을 보면서 어러운 상황을 헤쳐나가는 자신의 자아를 느낄 수 있다고. 그런데 유니가 바로 독수리라고 하잖아. INTJ! 진짜 재밌네~
(*INTJ : MBTI에서 내향-직관-사고-판단형)
(*당시 읽고 있던 책은 [당신이 알던 MBTI는 진짜 MBTI가 아니다]였고, p.164에서 독수리 내용 인용)
으니: 그럼 엄마는 어떤 동물로 태어나고 싶은데?
엄마: 글쎄... 매번 바뀌는데~근데 사람으로 태어나면 안 돼? 사람도 동물인데? 사람과 동물을 나눈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거 아냐?
으니: 에이~그렇게 따지면 할 말이 없지. 사람 빼고 동물로 태어난다는 걸로 하면 되네.
엄마: 오늘은 치와와 할래.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아주 작은 치와와!
유니: 엄마 요즘 많이 피곤해? 퇴행이라도 하고 싶은 건가? 아무 생각 없이 돌봄이라도 받고 싶은 거야?
엄마: 어이쿠~딱 걸렸네. ㅎㅎ 갑자기 드는 생각인데 내가 쓸데없는 생각 한다고 아빠가 엄마 내다 버려야 된다고 하잖아? 만약 나를 버린다면 어떻게 버려야 하지? 분리수거...
으니: 음식물쓰레기에다 버려야지.
유니: 으악!
엄마: 뼈는?
으니: 뼈는 일반쓰레기고 살은 음식물.... 흐흐흐
엄마: 실용성의 측면으로 보면 정답이네. 살은 먹을 수 있으니 음식물쓰레기가 맞지. 이런 생각하면 많이 이상하다. 인간을 동물로만 보면 분리수거하기도 편하네... 하긴 뭐 애완동물들도 사람처럼 장례도 치러주고 하잖아. 닭과 달리~
으니/유니: 엄마, 이제 그만해. 그러니까 아빠가 자꾸 내다 버린다는 소리 하잖아~
엄마: 실제적 유용성의 측면에서 보면 내가 하는 생각이 진짜 쓸데가 하나도 없긴 해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