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지 못하는 존재
12시가 지난 지금 카모마일 차와 쿠키를 꺼냈다. 따뜻한 차와 함께 글을 쓰는 순간, 이렇게 평화롭다니.
내 마음이 어떤가는 세상에게 중요하지 않다. 전염병이 돌아도 봄이 오면 꽃이 피듯이.
자신을 온전히 놓거나, 챙기지 않으면서 반쯤 어디에 놓고 살아가고 있다.
"다들 이렇게 살아간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면서
지금 내 입을 달콤하게 녹여주는 이 쿠키는 지난주에 만난 친구와 함께 방문한 카페에서 구매한 것이다.
그 친구는 5년 전, 일방적인 통보(도 아닌 답 없음)로 나에게 절교를 당했다. 그때 나는 나에게 자신이 없었고,
지금도 없지만, 사실 글의 제목처럼 가장 오랫동안 증오해왔던 건, 그 친구가 아닌 나였다.
나는 좋아한다.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 친구와 이야기 나누는 걸 좋아한다.
그러나 나는 나를 좋아하나?
떳떳하게 나를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하는 나를, 나는 오랫동안 증오했다.
친구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만큼, 내가 작은 관심을 나에게 쏟을 수 있다면 내 삶이 조금 더 행복할 텐데.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처럼.
내가 좋아!라고 당당히 말하지 못하는 이 밤이 너무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