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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콩마음 Jun 07. 2023

패션은 당당함이다

우연한 만남 3

                                                                                        사진: Unsplash의 Nick Fewings



점심시간 엘리베이터 안이 떠들썩하다.

청춘들이 목소리를 높여 대화를 한다.


그들의 대화를 들을 의도는 전혀 없었지만 듣지 않을 수도 없었다. 

이어폰을 끼고 있다면 모를까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람이라고는 그들이 전부였으니 자연스레 모두의 귀로 전해질 수밖에 없었다.


A : "마르*메크르*?"

B : "응 그거 꽃 그려진 거."


아 이거 나도 아는 패션 브랜드인데.

그들의 다음 대화가 궁금해진다.


A : "그거 꽤 비싼 것 같던데?"

B : "아냐 안 비싸."

A : "티셔츠가 20만 원 하던데?"

B : "요즘 100만 원짜리도 있는데 안 비싼 거지."


'헉 그 가격이면 비싼 거지. 이 사람 고급 옷만 입나 보네.' 라며 맘속으로 그들의 대화에 슬며시 끼어들어본다.


A : "그런데 너는  유니클*만 입잖아?"

B : "응 맞아. 난 유니클* 입어."


그들의 직장 동료로 여겨지는 사람들의 커다란 웃음소리가 엘리베이터를 장악했다.

잠시 후 문이 열리자 그들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과묵한 표정으로 우르르 내린다.


그 모습이 너무 웃겨 살며시 미소가 삐져나왔다.


인기, 고급 브랜드에 휘둘리지 않고, 남의 시선에 자유로운 그 청춘의 당당함에  소심한 엄지척을 해본다.




그저 일상의 에피소드를 다룬 글이니 일본상품 불매 운동과 관련지어 생각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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