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차창을 통해 하늘을 바라본다.
퇴근을 서두르는 '해'와, 밤 근무를 신청한 어둠이란 녀석이 교대를 위해 서로 만나는 시간이다.
개그맨 누군가의 표현을 빌자면 그들의 만남은 절경이요 장관이다.
하지만 아름다운 풍경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를 애잔함이 깃드는 이 순간, 김윤아의 <Going Home>이 떠올라 가방 속 휴대폰을 꺼내 지그시 눌러본다.
2010년 김윤아 3집 앨범의 수록곡인 이 노래는 당시 사기사건에 휘말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자신의 남동생을 생각하며 만든 곡이라 한다.
누나의 애절한 마음이 담긴 가사와 구슬프게 아름다운 선율의 조화,
가사가 선율에 녹아내린 건지, 선율이 가사에 녹아내린 건지, 마치 서로가 서로의 애절함을 토닥거려주고 있는 듯하다.
누나가 남동생을 위해 만든 곡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인지 나 역시 이 노래를 들으면 가장 먼저 남동생이 생각난다.
나보다 두 살 아래이며, 나와 같은 50대인 남동생.
언젠가부터 동생의 얼굴에 삶의 무거움이 묻어나는 것 같아 마음이 짠하다.
회사를 다닐 기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내쉴 때면 그 한숨이 오롯이 내게로 스며들어 가슴이 저려온다.
늘 성실하게 살아온 나의 동생은 직장을 다니는 와중에 틈틈이 공부를 하여, 시험을 치르고 여러 개의 자격증을 따더니, 지금은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느라 여전히 열공 중이다. 멋진 모습이고 늘 응원하고 있지만 왠지 뭉클하다.
나 역시 예전보다 힘든 상황이고 그만큼 걱정거리가 늘어났지만 동생이 그런 상황에 놓이는 건 마음이 아프다.
내리사랑이라는 게 이런 것일까.
엄마와 언니를 생각할 때와는 사뭇 다른 묘한 감정이다.
늘 챙겨주고 싶고, 언제나 힘이 되어주고 싶다.
연이어 우리 가족의 모습이 떠오른다.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행복하게 잘 살자는 다짐을 하게 된다.
여운이 남아서일까?
나는 다시 한번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Going Home 가사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는 햇살에 마음을 맡기고
나는 너의 일을 떠올리며 수많은 생각에 슬퍼진다
우리는 단지 내일의 일도 지금은 알 수가 없으니까
그저 너의 등을 감싸 안으며 다 잘될 거라고 말할 수밖에
더 해줄 수 있는 일이 있을 것만 같아 초조해져
무거운 너의 어깨와 기나긴 하루하루가 안타까워
내일은 정말 좋은 일이 너에게 생기면 좋겠어
너에겐 자격이 있으니까 이제 짐을 벗고 행복해지길
나는 간절하게 소원해 본다
이 세상은 너와 나에게도 잔인하고 두려운 곳이니까
언제라도 여기로 돌아와 집이 있잖아 내가 있잖아
내일은 정말 좋은 일이 우리를 기다려 주기를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기를 가장 간절하게 바라던 일이
이뤄지기를 난 기도 해 본다
내가 누군가에게 이런 친구일 수 있다면,
또 이런 멋진 친구 하나가 내 곁에 있다면,
그 삶은 얼마나 아름다울지.
<Going Home>에 가족과 형제와 친구가 생각나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