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집을 나와 회사로 가기 위해 우리는 항상 고속도로를 경유한다. 집에서 고속도로 진입로까지의 거리는 꽤나 가까운 편이지만 그 짧은 구간에 초, 중, 고등학교가 무려 4개나 있다. 이 구간은 언제나 출근, 등교 시간과 맞물려 나의 총 출근시간의 2/3를 보내는 곳이기도 하다.
운전하는 남편이야 답답한 마음이겠지만,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바라볼 수 있는 이 시간이나는 참으로 좋다.
전동킥보드를 타고 여유 있게 등교하는 학생.
늦을세라 두 팔을 저으며 전력 질주하는 학생.
체육복에 슬리퍼를 신고, 늦어도 상관없노라 거북이걸음 걷는 학생.
치마 안에 체육복 바지를 입고 앞머리엔 커다란 구르프를 말고 가는 여학생.
앞서 가는 친구의 뒷모습을 보고 쏜살같이 달려가 등짝스매싱을 날리는 학생.
나의, 우리 아이들의 학창생활을 떠올리게 해주는 이 광경은, 하루종일 청년과 중년의 모습만 보고 사는 나에게 상큼 발랄한 기운을 샘솟게 해 준다.
등교 마감 시간이 다가와 학생들의 모습이 거의 사라져 갈 무렵 내 시야에 포르쉐 한대가 들어온다.
세네 살 정도로 보이는 꼬마 아이다.
운전석 문에 왼팔을 떡하니 걸치고 정면과 좌우를 여유롭게 살펴가며 한 손 운전을 하고 있다.
엄마 손에 들려 있는 가방에 ***놀이방 마크가 찍혀 있는 걸 보니 등원길인 것 같다.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한 듯 액셀을 힘껏 밟고 속력을 내보려 하지만, 아이의 마음과는 달리 자동차 속도는 이전과 다를 바 없다. 속도의 크기는 엄마 마음에 달려있는 것 같다.
마침 빨간 불이 들어와 우리 차도 멈춰 섰다.
"요즘 저런 자동차가 다 있네. 포르쉐야. 한 팔 걸친 것 좀 봐. 너무 귀엽지?" 했더니,남편은이미 알고 있는 듯 "아는 선배가 이번에 손주에게 생일선물로 저런 걸 사주셨다 하더라고. 유명한 브랜드 다 있다는데?" 한다.
궁금하다. 이럴 땐 뭐지? N이버!
검색을 해보니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 자동차와 똑같이 생긴 유아용 전동차가 이미 절찬리 판매 중이었다.유행에 뒤처진 나는 이제야 알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