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걸음을 축하하며
2019년 4월 11일 드디어 낙태죄가 대한민국에서 헌법 불일치 판정을 받았다.
그간 수많은 여성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연대하며 싸워 얻은 결과이다. 여성들이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다른 권리들을 향해 갈 수 있는 첫걸음이며,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작은 증거다.
헌법재판소에서는 헌법 불일치 판정이 나왔다. 실질적으로는 위헌이 맞지만, 즉각적으로 법을 없애기에는 우려가되니 잠시 존속시키되 빠르게 개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단순 위헌 판정이 아니라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니 아쉬워할 틈은 없다.
낙태는 여성의 권리여야 한다. 임신과 출산은 여성의 신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합의 하에 이뤄진 성관계이든, 강간이었든, 출산 여부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여성이다. 임신을 시킨 남성은 낙태에 대한 신체적 피해를 단 하나도 지지 않기 때문이다.
낙태는 출산과 유사한 만큼의 고통을 가져다준다. 수술만 받는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며, 후유증과 각종 질환, 정신적 피해가 뒤따른다. 낙태가 합법화 되었을 때 무분별한 낙태가 이뤄질 것이라는 건 본인이 여성이 아니기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다.
본래 성범죄로 인한 낙태는 예외였다고 하나, 배속의 태아는 성범죄를 증명하고 판결이 내려올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 형식적으로만 있을 뿐 실용성이 전혀 없는 법안이었다는 뜻이다.
또한 형법상으로 임산부를 폭행해 아이가 유산되었을 경우에는 살인죄를 적용하지 않으면서, 낙태를 살인이라고 말하는 것은 누가 보아도 불합리한 처사다. 낙태 수술 당시 태아는 그저 세포인 배아일 뿐이고, 우리가 달걀을 닭이라고 부르지 않듯이 그것은 인간이 아니다.
태어나지 않은 아이보다 지금 살아있는 여성이 중요하다.
그러니, 낙태죄는 위헌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