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팅 이후 그때의 나를 바라보면
또 바닥에 다녀왔다.
상담선생님의 용어를 빌리자면 나는 액팅이 있다.
우울할 때, 버티기 힘들 때 한 번씩 발작하듯 해버리는 액팅.
그때의 나를 멀쩡할 때 생각해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몸은 무거워서 어디든 기대거나 누워있고
몸은 술 취한 듯 흐느적거리며 움직인다.
간헐적으로 욕을 하고.
머리를 잡아 뜯거나, 내 팔을 물거나.. 그러다 액팅으로 넘어간다.
참... 내가 제삼자로 그 꼬락서니를 봤다면.
병원이든 경찰서든 연락했을 것이다.
그래도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난 다시 올라오도록 도와준 수많은 발판이 있었다.
나름 내 액팅을 아는 친구가 4명이나 있고
힘들 때 언제든 자기 집에서 자라고 해주고
액팅 전조 증상에는 조용히 약을 챙겨주고
오늘 하루 수고했다고 말해주는 친구들이 있다.
또한, 내 행동력도 간당간당하지만 남아 있다.
액팅 하다가도 상담 선생님께 곧장 연락해 빠른 시일 내로 상담을 잡고
곧 힘듦이 올 거 같을 때, 카페에 앉아 멍이라도 때리고 있고
정기적으로 먹는 우울증 약과 수면제, 액팅 올 즈음에 쓸 상비약까지 준비를 마쳤다.
난 나아질 수 있다.
난 괜찮아질 수 있다.
그냥 그렇게 믿고 싶다.
지금까지 쌓아 올린 조그만 노력들은 어디 가지 않으니깐.
나 혼자 버티고 서 있는 것도 아니니깐.
비록 지금 잠깐 몸이 무겁고 맘대로 안 움직여도
주변에 기대 도움만 받고 있더라도
언젠간 나아져 이 도움을 갚을 수 있을 거라는
근거 없는 믿음으로 오늘도 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