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너무하다는 생각은 안 드니?
아래 글은 답도 없는 원망과 슬픔과 서러움이 모두 담겨 있는 글입니다. 읽으실 때 주의 부탁드립니다.
이틀 전에 서류 탈락 메일을 받았다.
그래도 해당 회사의 인사 팀장님의 감성적인 메일로 인해 생각보다 괜찮았다.
어제 1 지망 회사에 원하는 직무 공고가 열리지 않음을 깨달았다.
작년동안 많은 연구개발 인원을 뽑았었으며, 이번 해부터 그 인원을 뽑지 않을 거라는 소문을 미리 접해놓았기에 괜찮았다.
오늘 다시 바닥을 찍었다.
이유 없이 그냥 나를 괴롭히고 싶었고, 혹시 몰라 정신과 의사 선생님께 받아 놓았던 약은 이미 한계치까지 먹었음에도 기분은 나아지지 않아 급하게 상담 시설에 연락을 드렸다.
내가 급하다고 당장 상담을 할 수는 없기에 내일 오후로 상담이 잡혔고.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은 다 만나며 억지로 기분을 올려놓았다.
그리고 정신을 차린 뒤, 오늘치 지원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밥도 귀찮아서 안 먹고 그냥 버티다가 제출을 다 완료한 후에야 마음이 좀 나아져서 밥 먹으러 가볼까 나가보았다.
아침댓바람부터 정신이 없어 겉옷도 제대로 챙겨 입지 않은 지라 벌벌 떨며 바깥으로 나갔다.
손가락 문제인지, 내 정신의 문제인지, 내 안일함의 문제인지.
핸드폰이 바닥에 떨어졌고, 그마저도 두꺼운 케이스 사이 하필 케이스가 안 씌워진 폴딩 부분으로 부딪혀 화면 중간 액정이 나가버렸다.
핸드폰이야 고치면 되고.
지원서 제출은 이미 했고.
공고가 적은 건 사회현상이니 어쩔 수 없고.
나는 우울증이니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감정 기복이 심함을 이미 알고 있고.
병원에 상담소까지 다 예약해서 곧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거고.
근데
갑자기 드는 생각인데
좀 너무 하지 않았냐?
모든 상황이 이해되고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내 잘못도 곳곳에 숨어 있음을 알긴 하지만
세상에 나보다 훨씬 힘들고 훨씬 상황이 안 좋은 사람이 많은 것도 알고 내 문제들은 해결할 방법과 시간, 도움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이건 정말 너무하지 않았나?
왜?
내가 그렇게까지 잘못을 했던가?
내가 그릇이 작은 거야?
그냥 좀 아무 일없이 순탄히 지나갈 수는 없는 거야?
그냥 가끔
아주 가끔
그냥 뭔가 버겁다.
그냥 일상이 너무 버겁다.
머릿속에서 아주 가볍게 잠시동안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가 다시 무의식 속으로 묻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