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직 내가 어른임이 와닿지 않았다.
이제 곧 서른이 되면서도 난 아직 이런 말을 하곤 한다.
난 다 커서 ---해야지.
난 다 커서 ---돼야지.
이제 더 이상은 아이와 어른의 경계에 속하지도 않으면서
이런 말을 나도 모르게 하곤 한다.
난 아직 내가 어른임이 와닿지 않았다.
내가 배워 온 어른은 이렇게 불안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아는 어른은
시키지 않는 일도 눈치껏 척척 잘 해내고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기분 나쁘지 않게, 그럼에도 분명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빠르고 정확하게 업무를 수행하고
집에서는 편안하고 여유로운 삶을 즐긴다.
하지만 나는
집 밖에서는 어른의 요건을 갖추기 위해 가진 애를 쓰다가
실수와 수습을 반복한다.
다른 사람의 말을 유연히 넘기는 척을 어색하게 해내고는
집에 와서 하루 종일 그 사람의 말을 질질 끌고 다닌다.
아슬아슬하게 일을 하고 집에서는 오늘의 나에 대한 수위 높은 비난을 하곤 한다.
마지막으로
집에서는
안 하고 싶으면 안 하고,
먹고 싶으면 먹고,
하기 싫어 회피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 누워있다가,
누워있는 나를 원망한다.
이런 내가 어른이기에는 내가 배워 온, 익혀 온,
어른의 이미지와는 전혀 딴판이다.
하지만, 이렇게 적어보니 깨닫는다.
내 어른 이미지는 편견 덩어리라는 것을.
난 한 번도 저런 어른을 만나지 못했다.
다들 각자의 힘듦이 있었고,
각자의 분노, 포기, 실패가 있었다.
뭐든 잘하는 사람처럼 보이다가도
어떤 면에서는 한창 뛰노는 애 같기도 했다.
우린 어른스럽다는 말로 계속 우리들을 가스라이팅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든 사람의 완성형은 어른아이일지도.
그래야만 우리의 어린 모먼트를 비교적 편안히 받아들일 수 있기에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