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냘픈 평화
넌 안 궁금해?
민영이가 물었다.
안 궁금하냐고? 글쎄..
내 아빠는 어디에 사는지
왜 엄마는 말하지 않는지
왜 안 궁금하냐면
확인하기 싫기 때문이야.
대답이 없으면 아직 어른들이 회피하고 싶을 정도로 큰 비밀이 많다는 뜻이고.
대답을 들으면 아직 어른들도 정제하지 못한 날카로운 사실들이 쏟아져 날 찌를 테니깐.
난 그래서 안 궁금해.
모르는 지금이 편해.
10년 전 단짝의 물음에 속으로 대답한 기억이 있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어른이 되었다.
궁금하지 않은 아이가 커서 된 아무것도 모르는 어른.
그 가냘픈 평화가 아슬아슬 유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