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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야근이 당연한가요

빈말이라도 감사했으면

by 돌멩리

3주째 달리는 중. 10시 출근 23시 반 퇴근을 매일 하는 중.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회사가 내 노동력을 당연히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포괄임금제라 야근수당은 없고. 주말에 6시간 이상 근무하면 대체휴가를 주지만 시간이 없어 못 쓴다. 집에 가면 12시. 좀 있다 자고 8시 반 기상. 워라밸은 개뿔 라이프는 아예 포기한 나에게, 수고했다고 조금만 더 고생하라고 말하는 상사가 있다면 좋으련만. 월급을 준다는 핑계로, 이 업계가 원래 이렇다는 핑계로 내 건강과 삶을 갈취하는 걸 당연히 느끼고, 주 100시간을 넘어선 노동에도 나는 상사의 시덥잖은 농담에 억지로 웃는다.


오늘은 이거 끝내고 가야 해. 22시에 보내주면서 집에서도 아이데이션 꼭 해야 해. 수많은 '해야 해'에 질리고, 그 당연하고 뻔뻔한 태도에 질리고. 대기업을 가면 나아질까 싶다가도, 결국 패턴은 똑같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오늘도 하루를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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