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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멩리 Jul 19. 2023

행복했지만 그리웠던

야리야 엄마가 사랑해

요 며칠은 글쓰기에 손이 가지 않았다. 매일 오는 롱블랙도 쌓여 갔다. 읽고 싶은 마음도, 사유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짜릿한 모두의 마블에 중독되었기 때문인지, 일에 지쳐 단순한 것만 하고 싶었기 때문인진 모르겠다.


7월 첫째 주엔 제사가 있었고, 둘째 주엔 나무와 함께 일본 여행을 떠났다. '와요' 어플에서 시터 선생님을 구해, 야리는 하루에 두 시간 외로움을 잊었다. 고요한 집에 혼자 남겨진 야리 생각에 저녁엔 눈물을 쏟았다. 즐거운 여행인데 마음 한 구석이 묵직했다.


시터 선생님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야리


트레블월렛으로 수수료 없이 환전했으면서 그걸 놓고 오는 바람에 패닉이었다. 나무는 차분히 나를 달랬다. 괜찮다고, 누구의 탓도 아니지만 자기가 미안하다고. 여행은 순탄했다. 일 핑계로 숟가락만 얹은 나는, 다음 여행은 철저히 준비해 나무를 이끌겠다 다짐했다.






휴가철, 회사는 자유롭다. 예비군, 여행 등으로 사람이 많이 없다. 스케줄 피해 말씀드리면 쉴 수 있기에, 방금 일본여행이 끝났는데 또다시 훌쩍 떠날 날을 기다린다. 일은 어렵다. 아직도 어렵다. 동료의 아이디어는 빛나는데 내 건 유치해 보인다. 부지런히 갈고닦아야 한다.


이별에 관한 글을 읽고 있다. '반려동물과 이별한 사람을 위한 책'이다. 야리는 이제 1살. 대학까지 보내려면 멀었는데도 나는 야리 손톱과 털을 모은다. 반려동물이 없는 사람은 절대 이해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을 한다. 야리는 내가 열 달 품고 낳은 자식, 생살 갈라 꺼낸 자식 같다. 매일 태어나줘서, 살아줘서 고맙다고 얘기한다. 야리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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