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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생긴 나만의 일상

by 돌멩리

월요일.

출근하지만 한국만큼 치가 떨리도록 싫지는 않다. 월요일은 유일하게 스타벅스를 허락한 날이다. 좋아하는 모카칩 프라푸치노를 먹을 생각에 기분이 좋다.


8시쯤 일어나 5분 만에 준비를 하고 미리 챙겨놓은 아침을 들고나간다. 15분을 걸어 기차역에 도착해 아슬아슬하게 기차를 타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20분 후 내려 정류장에서 우버를 부른다. 그렇게 쓴 돈은 약 15불(5불 + 10불).


일은 9시부터 5시까지 한다. 그리 강도가 높은 일은 아니라 순서대로 처리하다 보면 점심을 먹는다. 시간은 30분. 오피스 내에서 먹기 때문에 부족하지는 않다. 다시 업무를 하다 4시 55분쯤 우버를 부른다. 그리고 집에 바로 갈 때도 있고 쇼핑을 할 때도 있다. 물론 걸어갈 거리는 아니라 우버를 부르고, 집까지도 우버를 타게 되기 때문에 40불은 금방 쓰는 듯하다.


음료에 카페인이 들어 있어 월요일은 기분이 좋다. 브런치에 글도 쓰고 저녁 운동도 간다. 헬스장은 저렴하다. 내가 다니는 곳은 한 달에 10불이다. 하지만 한국보다 훨씬 넓고 기구도 많고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어 좋다.


화요일.

아직 지치지 않았을 때다. 평소처럼 일과를 마치고 약속을 잡는다. 내향과 외향이 반반 섞인 성격 덕에 이틀에 한 번은 나가 노는 편이다. 친구와 바다에 가기로 했다. 하늘과 바다를 이불 삼아 이야기하면 그때만큼은 아무 걱정도 들지 않는다.


수요일.

살짝 지치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직 반이나 남았다는 사실. 스타벅스가 간절할 땐 제로콜라를 먹으며 달랜다. 집으로 직행해 쉬는 편이다.


목요일.

일주일 중에 제일 피곤하다. 당이 너무 떨어지고 점심만 되면 졸려 결국 눈을 감는다. 하지만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약속을 잡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 피곤해 집으로 간다. 우버를 안 탄 것만 해도 정말 칭찬해야 한다.


금요일.

다른 사람들은 기분이 좋을지 모르지만 아직 마음이 편하지 않은 날이다. 토요일도 출근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불금을 즐기기 위해 친구를 만나거나 몰에 가서 쇼핑을 한다.


토요일.

또 기차를 타고 출근해 5시쯤 퇴근한다. 무조건 약속을 잡는 편이다. 토, 일은 놀아야 한다는 주의라 일한 걸 보상이라도 받듯 논다. 주말엔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우선순위로 두는 사람들에게 쓴다. 주말이니까.


일요일.

차를 타고 멀리 나간다. 월요일에 출근해야 하지만 나는 9to5라는 사실을 믿는다. 한국에서처럼 10시 출근 그다음 날 3시 퇴근이 아니니까. 젊음을 십분 이용해 하이킹을 가거나 주위 명소를 둘러본다.







머리를 맞은 듯 충격으로 다가온 말이 있다.


"연인이 떠났다고 해서 내가 반이 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처음부터 완전한 사람이었고 지금도 완전하다.
그가 나를 완전하게 만들어준 것이 아니기에, 그가 떠나도 나는 괜찮다."


내 삶을 구축하고 루틴을 만드는 데 모든 노력을 쏟을 것이다. 일기를 쓰고 글을 쓰고 드라마를 보고 산책을 하고 운동을 하는 등 혼자 하는 취미를 만들 것이다. 행복을 다른 누군가에게서 찾으면 더 불행해진다. 나의 힘으로 이뤄내는 성취, 그리고 성장. 그러면 사랑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나는 소위 말하는 people pleaser다.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려고 하기 싫은 것도 하는 사람. 내가 아니라 상대방을 중점으로 두는 사람.


그는 물었다. "너 배고파?"

"너 배고파?"

"아니, 난 너한테 물은 거야."


"너 피곤하면 그만 가자."

"아니, 나는 네가 피곤한지 물은 거야. 내가 피곤하면 내가 너한테 말을 할 거야."


"너 추운 거 아냐? 재킷 나 주지 말고 다시 입어."

"아니, 나 안 추워. 추우면 내가 말을 했겠지."


난 상대를 너무 배려한 나머지 내 욕구는 무시했다. 그는 단호하게 얘기한다.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냐고. 내가 무언가를 원하면 얘기를 할 테니, 너도 그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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