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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멩리 Jun 19. 2024

사랑?

4월 6일에 만났다. 몰 안 스타벅스에서 보기로 했는데, 스타벅스가 두 개라 엇갈렸다. 그는 내가 어딘가에서 튀어나왔다고 했다. 너무 예뻤다고도 덧붙였다. 그렇게 한 달을 사귀다 헤어졌다. 아팠다. 배신감도 들었다. 유튜브를 시작했고 내 성장을 기록했다. 나를 더 소중히 여기겠다 다짐하면서.


5월 17일, 다시 연락이 왔다. 예상치 못했다. 미안하다고, 다시 시작하길 원한다는 그의 말에 웃음이 났다. 괜찮아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이제 좀 나아지려고 하는데 너는 다시 나를 흔드는구나. 다음날, 장미꽃을 사들고 온 그와 얘기를 나눴다. 갑작스럽게 끝낸 나, 무리한 요구를 한 그. 서로 잘못을 인정하고 껴안았다. 단단한 품이 그리웠다.



나와 더 진지해지고 싶다 하더니, 그의 친한 친구 5명을 주말마다 만났다. 그의 집에서 가족과도 인사를 나눴다. 그와 똑 닮은 보조개를 가진 형제들은 유쾌했다. 천진난만한 어릴 적 사진은 귀여웠다.


San Diego, Santa Barbara, Las Vegas... 주말마다 여행을 떠났다. 그는 비행기나 배를 타야 여행이라고, 차로 운전하는 건 아무리 멀어도 여행이 아니라 주장하지만. 이렇게 많은 추억을 쌓고도 우린 아직 '친구'다. 그는 나에게 자기의 girlfriend가 되겠냐고 묻지 않았고, 나도 마찬가지다. 3년 후, 내가 꿈을 이루고 나면, 여행을 다니자 했다. 그의 미래에 내가 있기에, 나에게 시간과 정성을 쏟는 걸 알기에 조급하지 않다.






요즘은 내가 느끼는 감정이 사랑인지 고민한다. 고민이 드는 거면 사랑이 아니겠지만. 그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고 그가 웃으면 나도 웃음이 난다. 일요일, 꽉 막힌 도로 안에서 그는 은근슬쩍 물었다. 왜 나 이름으로 저장했어? 그게 네 이름이잖아. 나 Aegi라고 저장해 줘. 알았어, 애기. 그가 자기 옆에 앉으라고 땅을 팡팡 칠 때, 자는 나 깨지 않도록 이불을 안으로 넣어 줄 때, 갑자기 밝아지면 눈을 가려 줄 때, 내가 해준 음식이 맛있다며 웃을 때, 내가 운전하겠다고 하면 단호해질 때, 자연스럽게 자리를 바꿔 안쪽으로 걷게 할 때. 지금의 감정이 사랑이든 사랑이 아니든, 그가 내 삶 속으로 들어왔을 때부터 나는 행복하다. 결말이 어떻게 되든 후회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들 때 느낀다. 이 사람은 나에게 특별하구나. 사랑하겠구나, 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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