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아만다 녹스'
*해당 게시글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아만다 녹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범죄 현장을 보존했어야 했다. 그러지 못했다. DNA가 섞이지 않도록 장갑을 껴야 했다. 그러지 못했다. 진술 확보 과정에 폭력이 없어야 했다. 그러지 못했다. 진실이 공존한다.
피해자 메러디스에게서 남성 DNA가 나왔지만 언론은 녹스가 얼마나 많은 남자와 관계를 가졌는지에 집중했다. 그에게 에이즈에 감염되었다 말했다. 옥중 편지가 공개되었다. 에이즈는 없었다.
대중이 기대하는 '일반적'인 반응은 어떤 것일까? 금 갔던 세상이 무너지면 웃으며 운다. 할머니 장례식에서 동생과 장난쳤다. 화장터에서 부축받으며 울었지만 오리고기 먹었다. 녹스는 룸메이트가 살해된 현장 앞에서 남자 친구와 뽀뽀했다. 부둥켜안았다. 나라면 그러지 않았을 것 같다. 너는 그가 아니다.
저널리즘에 대한 한계도 존재한다. 사실이 아니라 '시간'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어버렸다. 누구보다 빨리, 아니라고? 난 들은 대로 했어. 어떻게 편지를 얻었냐고? 업계 비밀이야.
녹스는 범죄에 연루되었을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이탈리아 경찰은 '유죄면 사후 심판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말한다. 자기 뜻대로 판결이 나오지 않으니 신을 찾는다. 다큐멘터리 등장인물은 각자 이유로 뻔뻔하다. 녹스가 '의식'을 치르려고 했다느니, 룸메이트와 싸우다 살인한 것이라니느니, 원래 성적으로 '문란'했으므로 그룹 섹스와 관련이 있다느니 하는 건 다 추측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극을 찾는다. 전과 있고 사건 직후 외국으로 도망친 남자보다 녹스에게 집중한다. 결론은 정해져 있다. 네가 범인이어야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