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라는 작은 행복

by 아름

일주일은 잘 보내고 계신가요?

부슬부슬 비가 그칠 듯 그치지 않습니다.

올해는 유난히 비가 잦은 것 같아요.

당신과 늘 날씨로 이야기를 시작하듯,

지인과도 날씨 이야기를 자주 나눕니다.

날씨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집에 갑자기 나타난 벌레를 거쳐

아주 지난 일들, 지금 벌어진 일들.

어디서 주워들은 이야기들까지.


그렇게 하나 둘 꼬리에 꼬리를

물다 보면 이야기가 산더미처럼

쌓이는데, 그럼에도 계속해서

할 말이 화수분처럼 솟아오릅니다.

신기한 일이지요.


어렸을 때 친구들과 세 시간가량의

전화를 마칠 때 늘 하던 말이 있습니다.

"나머지는 내일 이야기해."

옆에서 그 말을 들은 엄마도

늘 하던 말이 있죠.

"그렇게 이야기를 해놓고 또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아?"


그러게 말입니다.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이 생길까요.

지금도 그렇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깃거리를

당신께 이렇게 쏟아내고 있으니까요.

어릴 때 수다 떨던 습성을 버리지 못해서

이렇게 매주 편지를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합이 잘 맞는 이와의 대화는

하루를 금세 지나가게 하죠.

그런 점에서 요즘은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대화의 합이

잘 맞는 사람을 만나기가

영 수월치가 않기 때문인데요.

마음 편히 아무 이야기나 하고 싶은데

어느 누구는 선을 넘고

또 어느 누구는 벽을 세웁니다.

어떤 이는 고민을 말하다가도

어떤 때는 귀를 닫아버리기도 하고요.

또 어떤 이는 이야기가 잘 통하는 듯

하다가 돌아서면 남이 되기도 하지요.

아무래도 말에 치여 마음이 상하고

싶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셈을 하는 것이지요.


자랄수록 셈을 해야 하는 일이

늘어나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합니다.

그러면서도 똑같이 말에 베이거나

다치지 않으려고 습관적으로 셈을 하는

저 자신을 보면 또 허한 구석에

바람 한 줄기가 타고 들어와

공연히 마음을 시리게 하기도 하고요.


사는 것이 다 그렇다고,

버리고 포기하며 사는 거라고

어른들이 말하지마는 그럼에도

합이 잘 맞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은

욕심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많이 다치더라도 그런 사람이 있다면

대화로 치유받을 수 있어요.


하나를 말하면 둘을 말하고

셋부터 열까지 합맞춰 셀 수 있는

사람과 끝없이 대화하면서 말이죠.

다 맞지 않아도 좋습니다.

맞지 않는 부분은 내놓지 않으면

그만인 일이니까요.

조심하는 대화는 편하지 않은 대화가

아니라 배려하는 대화라서,

그래서 훨씬 값진 것 같습니다.


당신께 다가오는 주말은

상처 받는 대화보다

즐겁고 치유되는 대화가 많은

날들이면 좋겠습니다.

늘 당신의 평온과 행복을 바랍니다.

저는 내일 또 찾아오겠습니다.

좋은 밤 보내세요:).


그럼 이만-.


20.09.17. 나무. 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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