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자리를 아시나요?

by 아름

하늘이 조금은 개인 듯

맑은 바람이 부는 날입니다.


이야기는 하고 싶은데 마땅히

이야기를 정리할만한 중심 재료가

떠오르지 않을 때가 더러 있습니다.

그럴 땐 여섯 살 아래인

동생에게 자주 연락을 하는데요.

동생은 제가 평소에 의식하지 못한 것을

잘 짚어내어 재료를 마련해줍니다.


그렇게 연락해서 받은

오늘의 재료는 '별자리'입니다.

별자리를 떠올리면 함께 떠오르는

작은 기억들이 있습니다.

처음으로 나의 별자리를 알았던 순간,

친구들과 별자리 궁합을 보았던 일,

한 때는 제 별자리인 물병자리의

수호자처럼 굴었던 적도 있었지요.

어렸던 날,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읽었던 별자리의 유래가 흥미로웠던

기억도 있습니다.

당신께도 별자리에 관한

추억 한줄기가 있으신가요?

한 번쯤 이렇게 기억을 꺼내보는 것이

제법 즐겁게 느껴집니다.


조금 더 자라서는 밤하늘을 보며

사랑의 꿈을 키우기도 했습니다.

이 별은 내 별, 저 별은 네 별 하며

두 별을 잇고, 주위에 별을 이어가며

새로운 별자리를 만들고

다음 계절이 오면

자리를 바꾼 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랑을 꿈꾸었지요.


맑은 날 하늘을 보면 아득히 먼 곳에서

빛을 내어 나에게까지 도달하는 별이,

스스로를 태워가며 빛을 내는 별이

낭만적이고도 아련했습니다.


단단히 굳은 마음이

새파란 하늘과 살랑바람에

금세 녹아내리듯,

해가 일찍 지는 계절에

일찍 모습을 드러내는

별자리를 보면 하루 종일 껍질 속에서

갑갑했던 마음이 괜히 말캉해집니다.


저는 날이 차가워지는 겨울에 모습을

보이는 오리온자리를 좋아합니다.

신화에 따르면,

오리온은 포세이돈의 아들로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아르테미스의 오빠,

아폴론이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지요.

아폴론은 아르테미스를 속여

어느 한 점으로 화살을 쏘게 하고,

그녀가 쏜 화살에 오리온은

죽음을 맞이합니다.

슬픔에 빠진 아르테미스를 위해

제우스가 오리온을 별자리로

만들어 준 것이 오리온자리입니다.


제가 오리온자리를 좋아하는 것에는,

사실 큰 의미는 없습니다.

겨울철에 가장 쉽게 찾을 수 있고,

아는 척하기 좋은

별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이유가 너무 싱거운가요?


좋아하는 이유가 또 하나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와 밤하늘을 보고 싶을 때

"저게 오리온 자리야, " 하고 말하는 것이

함께 별 보지 않을래? 하고 묻는 것보다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랍니다:).


당신께만 슬쩍 알려드리는 것이니

사랑하는 이가 있다면 한 번 시도해 보세요:).

혹시나 싶어 오리온자리의 모양을 알려드릴게요.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어렵게 생긴 것 같지만 어렵지 않습니다.

하늘을 보고, 사각형을 이룬 별 네 개와

가운데 나란히 있는 별 세 개로 이루어진

별자리를 찾으면 돼요.

생각보다 쉽게 찾을 수 있답니다.


함께 보는 이와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

네 개의 별은 오리온의 몸통을,

가운데 세 개의 별은 오리온의 허리띠를

나타낸다고 이야기해 보세요.

부디 이 작은 재료 하나가 긴 이야기를

나누는 데에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제 날이 차가워지고 있으니 곧

오리온자리를 찾을 수 있을 거랍니다.


도시가 만든 인공의 빛이

자연의 별빛을 삼키고 있는 곳이

많아진 지가 아주 오래되었습니다.

이제는 날씨가 아주 맑거나

아주 캄캄한 밤이 아니면

또렷한 별자리는 찾기가 어렵지요.

그래서 간혹 얼굴을 비추는 별들이

더 아련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오늘은 날이 제법 맑은데,

하늘이 무수한 별을 보여줄까요.

오늘 밤에는 어느 쪽 하늘에서

어떤 별들이 모습을 보일까요.

오늘 까만 밤에 별을 볼 수 있기를,

당신께서도 밤하늘을 한 번 바라볼

여유가 마음에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오늘은 이만 줄이겠습니다.


간혹 하늘을 바라보시며

좋은 주말 보내시길 바랄게요.

그럼 이만-.


20. 09. 18. 금. 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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