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 씀] 나의 TMI를 들고 왔어.

5월의 말할거리, 나의 우울

by 아름

[돌멩 씀] 5월 28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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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5월 끝자락의 돌멩이야.


벌써 이번 달 마지막 편지네. 오늘은 예고했듯이 친구들의 질문에 답하며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해. 그냥 홀로 조잘거리며 쓰는 편지보다 이게 더 설레고 떨리네. 헤헤. 질문에 모두 답하다 보면 필시 내용이 길어질 테니, 서론은 간단히 해두고 바로 답변해 볼게!



Q. 오늘은 너에게 어떤 하루였어?

오늘 나는 고민이 넘치는 하루를 보내고 있어. 캔들러와 글로자의 날도 좋지만, 좀 더 일정한 일상을 갖고 싶다는 생각에 대학생 때도 하지 않던 진로 고민을 열정적으로 하고 있거든. 평생 하지 않았던 숙제를 미루고 미루다 폭탄으로 받은 것 같아. 그래서 요 며칠은 머리가 지끈거리고, 수도 없이 꼬리를 무는 고민에 차분히 가라앉기도 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어. 조용한데 치열한 하루들이야. 하지만 어떤 하루였든 괜찮은 하루로 마무리하고 싶어서 밤 시간에 나를 돌보며 지내고 있어!



Q. 어떻게 하면 그렇게 귀여울 수 있나요?

분명 익명으로 질문을 받았는데 질문의 주인이 너무나 티 나서 한참 킥킥거리며 웃었던 질문. 어떻게 하면 귀여울 수 있는지는 영업 비밀이라 아직은 알려줄 수 없다는 점은 양해 부탁해. 하지만 감사한 마음을 담아 앞으로도 자주 귀여울 수 있도록 정진해 볼게!



Q. 멩이는 뭘 먹고 이렇게 이쁜 말을 하는 걸까?

음… 아이스크림? (요즘 작은 아이스크림 한두 개씩 꼭 먹는 사람) 혹은 친구들이 주는 애정. 너무 낯간지러운 표현이래도 이건 사실이야. 예쁜 마음을 주는 사람들에게는 마음이 좀 모가 날 때에도 가장 예쁜 말만 골라서 주고 싶어 져.



Q. 돌멩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좋았던 여행지는 어딘지 궁금해.

살면서 가장 좋았던 여행지! 나는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을 가장 좋아해. 고등학교 졸업 후에 친구와 첫차를 타고 내려가서 막차를 타고 올라왔던 당일치기였는데 그때의 기억이 너무 좋았나 봐. 그 하루 중에 가장 좋았던 장면을 말하자면,


새벽 5시, 아직 새벽 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시각에 기차역으로 가는 길에 텅 비어있던 도로를 홀로 누빈 것

일정을 마치고 저녁이 내려앉은 광안대교 해변에서 맥주 한 캔을 마시며 바닷소리를 들은 것

이 기억이 매해 여름 나를 광안리로 찾아가게 한 것 같아.



Q. 돌멩은 J랑 P가 왔다 갔다 한다고 했잖아. 여행 갈 때 어디 어디 갈지 계획을 미리 짜놓는 편이야??

혼자 움직일 때, 내가 이끌어야 하는 때라면 대략적인 계획을 짜두는 편이야! J 성향이 또렷했을 때에는 엑셀에 정리도 했었는데 요즘은 그렇게 치밀하게(?) 짜놓지 않고 마음 가는 대로 움직이는 것 같아. 계획을 짤 때보다 더 즐겁게 놀 수 있더라구.



Q. 사랑에 대해서도 써주라아아.

Q. 돌멩씨의 달달한 기억 :)

잠시간 사랑이라는 단어에 대해 여러 글을 썼기 때문인지 내 사랑에 관한 걸 물어봐 주는 친구들이 있었어! 사랑에도 여러 갈래의 주제가 있을 텐데 어떤 이야기를 해주어야 할까? 과거에 지나온 마음을 이야기하자니 너무 해묵은 것들이고, 현재진행형인 마음을 이야기하자니 짧은 답으로 마무리하기에는 아쉬운 마음이야. 그러니 조금 더 다듬은 다음에 뉴스레터 주제로 삼고 한 달 동안 이야기를 써볼게!



Q. 멩이의 일상을 들려줘.

나의 일상! 마침 6월에 내가 쓰려던 주제와 비슷해서 요기에서 잠시 스포를 해볼까? 일상이라는 게 원체 단조로워서 이야기할 만한 게 없었는데 그 짜인 일상 안에서도 나는 새로운 걸 느끼고 생각하고 있더라구. 그래서 6월엔 일상 안에서 내게 생각할 거리나, 깨달음을 주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해. 다음 달에 나의 일상을 조금 더 길게 나눠볼게!



이제 조금 더 깊이 생각하고 답한 질문들이야!


Q. 돌멩이는 글을 쓰게 된 이유가 뭐야?

얼마 전에 깨달은 건데, 나는 나를 위로하기 위해 글을 썼던 것 같아. 내가 살기 위해서. 어린 날의 나는 표현이 서툴고, 마땅히 마음을 털어놓을 곳이 없었거든. 하지만 맺힌 응어리를 내 마음에서 꺼내지 않으면 도무지 숨 쉴 틈이 없어서 써왔던 것 같아. 일기, 편지, 시, 소설, 썼던 글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그 모든 글자 안에 반드시 위로를 담고 싶었던 마음이 어린 날의 나로부터 온 건지도 모르겠어.



Q. 평소에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쓰는지?

요즘은 슬퍼하던 지난날의 내게 건넨다는 마음으로 글감을 생각하고, 내가 가장 아끼는 사람에게 준다는 마음으로 단어를 골라. 마지막으로 글을 전송하거나 업로드할 때에는 나만큼 혹은 나보다 힘든 사람에게 닿았을 때 잠시 숨이 쉬어지길 깊이 바라는 마음으로 쓰고 있어.



그리고 이번 5월 뉴스레터 주제를 마무리하기에 적당한 질문,


Q. 돌멩이는 감정을 어떻게 다스리는지 궁금해.

어떤 감정이냐에 따라 다른 것 같아. 나에게서 오는 감정, 그러니까 우울이나 슬픔 같은 건 대부분 거기에 푹 잠겨서 해소가 될 때까지 글을 쓰며 하루를 버티는 것 같아. 조금 가벼워지면 믿을 만한 사람과 대화를 하며 털어내기도 하고.

하지만 타인에게서 오는 감정은 정말 처리가 까다로워… 미움이나 분노나 그런 것들. 그런 감정들은 정말 입 밖으로 꺼내야 조금 해소가 되더라구. 다만 입 밖으로 꺼낼 때에도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기보다는 비교적 둥근 단어로 표현하려고 노력해. 사용하는 단어가 거칠면 내가 그 감정에 삼켜지는 기분이 들더라구. 근데 노력한다는 거지 감정의 강도가 심하면 그냥 나지막이 욕을 하기도 해.ㅎㅎ. 때로는 간단하게 욕 한마디 내뱉으면 다스려지는 정도의 감정도 있더라구.




우울과 불안의 시간을 견뎌내며 내가 느껴온 감정의 출처를 찾고, 해소하는 방법을 찾는 것에 좀 더 익숙해진 것 같아. 너무 힘들었고 괴로웠지만 살면서 꼭 견뎌야 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 누군가를 무작정 미워도 해보고, 원망도 해보고, 그러다 다시 이해하고 사랑해 보면서 많은 걸 마음에 새긴 시간이었어. 앞으로 새로 겪어야 할 상황과 감정들이 수도 없이 많을 걸 알아. 하지만 난 이 지독한 시간도 견뎌왔으니 앞으로 있을 힘겨움도 결국 흘려보낼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어. 내가 겪어온 모든 이야기들이 너에게 어떤 식으로든 힘이 되었으면 해. 한 달 동안 내 이야기를 들어주어서 너무 고마워. 덕분에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나의 밖으로 내놓을 수 있었어. 앞으로도 잘 부탁해!


편지의 끝말을 생각하며 다시 첫 질문을 떠올렸어. 나에 관한 크고 작은 관심이 만든 질문들에 답하며 나의 오늘은 좀 더 의미 있는 하루가 되었어.


너의 오늘은 어땠어? 어떤 하루였든 하루 끝에선 네가 원하는 것으로 채울 수 있으면 좋겠어. 오늘도 고생 많았어! 주말까지 차근차근 걸어 나가 보자.


다음 6월 뉴스레터 일정은 개인 일정이 마무리되고서 6월 4일 수요일에 알려줄게. 나와 함께한 5월도 의미 있는 한 달이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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