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 씀] 누군가의 행복을 비는 이유

4월 말할거리, 행복

by 아름

[돌멩 씀] 4월 7일, 월요일

안녕? 본격적인 첫 뉴스레터라 살짝 쫄아있는 돌멩이야.


하루를 시작할 때에 맞춰 편지를 보낼까, 아니면 하루를 마무리할 즈음에 보낼까 오래 고민했어. 그러다 가장 애매한 4시 30분을 택했어. 퇴근하고서,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면서, 혹은 저녁을 먹고서, 그것도 아니면 잠자기 전에 괜스레 무료할 때. 바쁜 하루를 끝내고 나서라면 언제든 볼 수 있도록.


4월 뉴스레터의 주제로 많은 단어를 생각했었어. 애정, 슬픔, 삶, 실연 같은 것들 말이야. 말할 거리가 많을 법한 모든 키워드를 쓰다가 가장 마지막에 적은 것이 ‘행복’이었어. 그리고는 망설임도 없이 볼펜으로 짙고 빨간 동그라미를 그렸지! P답게 주제는 막연하게 정했는데, 내가 행복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까 한참을 고민했어. ‘행복’을 어떻게 재밌고 즐겁게 쓸 수 있을까?


여기까지 쓰고서 잠시 손이 멈췄어. 머릿속에 뉴스레터 신사업 팀이 꾸려져 있거든? 근데 방금 ‘어떻게 재밌고 즐겁게 쓸 수 있을까?’하고 타이핑하는 순간, 신사업 팀이 대멘붕에 빠졌어. 최정예 멤버로 뽑아오면 뭐해. ‘재밌게 하자’는 말을 팀보드에 대문짝만하게 붙여놓으면 뭐 하냐구. ‘잘하자’라는 메아리만 들리면 그냥 올 스톱, 멘붕이야. 호호. 다시 내 마음을 가다듬고 우리 뉴스레터 팀도 가라앉히자. 내가 사장이니까, 내가 우선 진정해야지. 긴장을 가라앉힐 땐 구독해 준 칭구들 목록을 보면 돼.


‘내가 어떻게 망쳐놓아도 웃어주고 박수 쳐 줄 친구들이 관객석에 앉아있다!’


숨을 고르고 나니 좀 나아진 것 같아. 사실 내가 쓰는 글은 유달리 재미가 있거나, 특별히 유용한 정보가 담긴 글은 아니야. 그럼에도 나를 찾아와 준 너라면, 재밌거나 유용하려고 용을 쓰지 않고 자연스레 조잘거리는 이야기를 더 좋아해 줄 것 같아. 그러니까 마음놓고서 쓸게. 매일매일 머릿속 뉴스레터 팀을 도닥여가며! 큰 재미나 정보는 없더라도, 하루의 마음을 바꾸어 줄 말을 가득 담아볼게.


들뜨는 나를 주저앉히고 다시 행복에 대해 생각했거든? 아무리 생각해 봐도 첫 편지에는 너의 행복을 비는 내용을 써야겠어. 그리고 행운까지도. 너의 모든 다행을 빌고픈 마음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어.


하나는 감사한 마음. 우리 뉴스레터 신사업 팀이 겪을 모든 시행착오를 흔쾌히 감당하겠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앉아준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야.

그리고 하나는 그냥. 그냥 나와 닿은 인연이라 무작정 비는 행복. 어떤 마음도 없이 그냥 비는 다행의 힘은 생각보다 더 단단할 거라 믿어. 이렇게 나와 이름을 나누고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에게는 어여쁜 연줄이 생겼을 거야. 그 곧은 연줄을 따라 내가 가진 모든 ‘다행’이 흘러 너에게 간다면 난 더없이 기쁠 것 같아.


누군가의 행복을 비는 건 확실히 쉽지 않은 일이야. 생각보다 많은 걸 덜어내고 걸러내야 가능하더라구. 조금의 미움만 섞여도 행복을 비는 마음이 흐려져. 그러니까 내가 너의 행복을 빈다는 것은, 꿋꿋하게 다행스럽길 바라는 마음만 종일 흘려보낼 거라는 말이야.


내가 행복을 비는 사람이 정말 행복해졌을 때 느끼는 기쁨을 나는 잘 알고 있어. 앞으로 행복한 일이 생긴다면, 누군가에게 그 기쁨을 나누고 싶다면 언제든지 나에게 이야기해주면 좋겠어. 내가 비는 행복이 유용하다는 것을 알려준다면 더욱 큰 힘을 다해 누군가의 행복과 행운을 빌 수 있을 것 같거든.


첫 편지라 전송 버튼 누르기가 참 떨린다. 그렇지만, 이걸 보내야 우리가 수요일에 또 볼 테니.

용기를 담아 전송 버튼을 누를게! 오늘 하루 보내느라 정말 고생 많았어.

한 주 동안 또 듬성듬성 힘내가며 잘 보내보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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