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 씀] 행복이 떠난 자리엔 무엇이 남을까?

4월의 말할거리, 행복

by 아름

[돌멩 씀] 4월 21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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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인생에서 가장 바쁜 한 달을 보내고 있는 돌멩이야.


다시 월요일이네. 지난 주말은 잘 보냈어? 난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며 보냈어. 이걸로 확실해진 것 같아. 누군가의 행복을 빌면, 행복을 비는 사람도 반드시 행복해져.


이렇게 한가득 행복할 때면 이 순간이 영원하기를 바랄 때가 있어. 하지만 무엇이든 끝이 있다는 걸 알아서 때로 너무 큰 행복을 얻게 되면 가끔 이른 아쉬움이나 두려움이 밀려오기도 해. 아마 행복이 떠나면 그 자리를 불행이 대체할 거라는 불안 때문인 것 같아. 막연한 걱정이지. 고작 그 불안 때문에 문을 두드리던 행복을 멀거니 문 앞에 서있게 두었다가 놓친 적도 많아. 지나간 행복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아쉬워하고 슬퍼하느라 다시 온 새로운 행복을 알아채지 못할 때도 있지. 이렇게 놓친 행복이 얼마나 많을지 가늠도 되지 않아.


그 때를 후회하지 않는다 말하면 거짓말이겠지? 하지만 난 다시 돌아간대도 똑같이 서툴게 행복을 맞이하고 보내며 놓칠 거야. 그렇게 충분히 슬퍼해봤기때문에 지금 덜 슬퍼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니까.


그렇게 수많은 행복을 놓치며 깨달은 게 있어. 행복은 영영 눌러앉는 손님도 아니지만, 나를 매정히 떠날 손님도 아니라는 것. 행복은 따뜻한 아랫목 잠시 내어주면 다음에 금세 또 찾아올 다정한 손님이더라구. 그걸 알고 나니 때 되어 떠나는 행복의 옷자락을 잡지 않게 되었어. 새 행복으로 다시 오겠거니 하면서.


올해에는 행복이 오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때가 되어서 날 지나가는 행복을 잘 보내주어야겠다고 매 순간 다짐하고 있어. 그렇게 다짐한 뒤로는 행복이 떠난 자리에 남은 것들을 보게 돼. 찰나 같은 순간은 지나갔지만 귓가에 맴도는 대화, 코끝에 선명하게 남은 향기, 입끝에 맺힌 미소, 손에 남은 온기 같은 것들을 말이야.


행복이 떠난 자리에 불행이 올 수도 있을 거야. 빈자리엔 누구든 앉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누구든 앉을 수 있다면, 불행이 오기 전에 내가 가진 것들로 자리를 채워둘 수도 있지 않겠어? 그럼 불행이 오더라도 좁아서 금방 도망가 버리지 않을까?


행복이 아닌 시간이라고 그 자리에 불행을 앉힐 필요는 없지. 행복의 반대말을 불행으로 두지 말자. 대신 행복했던 기억을 가득 앉혀서 자리를 따뜻하게 덥혀두자. 새로 올 행복의 새로운 아랫목이 될 거야.


어김없이 한 주가 시작되었어. 이번 주를 어떻게 보낼 예정인지 궁금해. 나는 적당히 쓰고, 듬성듬성 그리고, 또 빼곡하게 기록하면서 보내보려구. 틈틈이 너의 행복도 잊지 않고 바라고 있어. 덕분에 내가 행복하니까, 이 행복이 네게도 그대로 옮아가면 좋겠다.


꽃 피는 날에 시작한 뉴스레터인데 어느새 초록이 무성한 계절로 바뀌고 있네. ‘시간’에 가장 어울리는 말은 ‘빠르다’ 인 것 같아. 시간이 빠른 게 야속하지만, ‘시간이 빠르다’라는 말은 ‘무언가에 마음을 쏟았다’는 뜻일 거야. 집중한 시간은 반드시 어떤 형태든 결과물이 생기니까. 빠르다고 한탄하다가도 결과물을 손에 쥐면서 보람을 느끼고 있어. 일이든, 취미든, 행복이든, 하물며 잔잔한 공백이든 상관하지 말고 시간을 들여 무엇이든 만드는 한주를 보내자, 우리.


오늘을 보내느라 고생 많았어. 맛있는 거 많이 먹으며 긴 밤까지 편안한 시간이 되기를 바랄게.

수요일에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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