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기차에서 편지를 씁니다.
지금은 고향으로 올라가는 길이에요.
한 주 잘 보내고 계신가요?
혹여 마음 쓰일 일은 없는지 염려됩니다.
그럼에도 하루 끝에 작은 웃음 하나는 머물러주길 바라겠습니다.
기차를 탄 김에 기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까요?
실은 동의하지 않으셔도 저는 주절거리겠지만요:).
당신은 여행을 떠날 때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하나요?
저는 대부분 기차를 이용해요.
버스보다 자리가 넉넉하고 자가용보다 운치 있으니까요.
주로 소규모의 인원으로 여행을 갈 때 기차를 이용하면
기차만이 제공해주는 낭만들이 있어요.
모서리가 둥근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들,
다양한 사람들,
소곤거리는 소리, 기차가 철로를 달리며 내는 소리...
내부가 깨끗한 새마을호라면 더 좋습니다.
무궁화호는 비교적 오래전에 만들어졌고, 그만큼 나이를 많이 먹은 기차인지라 낭만보다 불편이 조금 더 크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속철도는 너무 빠른 풍경에 시선을 두고 있자면 없던 멀미도 생기더랍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새마을호를 좋아합니다.
고향에 올라갈 때가 아니면 대부분 고속철도를 이용하는 것이 모순이기는 합니다만...
그래서 새마을호를 더 좋아하는지도 몰라요.
익숙함 속에서 발견하는 특별한 감각이라고 해야 할까요.
왜곡된 기억인지는 모르겠지만, 가족과 기차를 타고
바다를 보러 가는 길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기차 타고 여행 가는 것을 좋아했어요.
예전에는 기차에서 음식을 판매했었던 거,
당신도 기억하나요?
기차 안에서 가족 넷이 소곤거리며 도시락과 간식을 먹는 게
저는 너무 행복했었나 봅니다.
기억이 왜곡되었을지언정 저는 그 기억을 영영 잊지 않을 거예요.
잊지 못할 겁니다.
주름이 늘고 머리카락이 새어도 그 기억으로 저는 기차를
좋아하고 선호할 것 같아요.
잠시 추억에 잠겨있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오늘도 조잘거림을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여름휴가는 다녀오셨나요?
아직은 긴장을 늦출 수 없으니 부디 안전한 휴가를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제 곧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
남은 하루 즐겁게 보내시길 바라며,
그럼 이만-.
20. 08. 06. 나무. 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