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인턴 상담사 면접을 보고 왔다. 다니는 학교에서 진행하는 건데, 1년 동안 수련할 수 있고, 교수님들에게 직접 수련과 교육을 받고, 실제 내담자(본 학교 재학생 한에서)도 만나서 검사나 상담도 진행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였다. 작년 12월에 서류 심사, 1월에 필기시험, 그리고 마지막이 면접이었다. 다리를 절면서 갔고, 사실 잘했는지, 못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결론적으로는 떨어졌다.
그래도, 면접까지 갔는데 붙을 거라고 생각했던 탓도 있었나, 떨어질 것도 염두에 두고 플랜 B도 세워놨기 때문에 절망스럽진 않았다. 일과 함께 병행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래도, 서류, 필기, 면접까지 갔던 게 아까워서 혹시나 해서 학교에 다시 전화해서 물어봤지만, 번복은 없었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소식을 전해주고 집으로 돌아와서 어떤 공부를 먼저 할 건지 계획을 세웠다. 조금 씁쓸하고 아쉬운 마음이 있었지만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우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모든 것이 과정일 따름이다. 실패해도 괜찮고, 성공해도 괜찮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실패했으니, 나는 직장에서의 진급 준비에 집중할 수 있고, 또 하다 보면 내가 원하는 내년의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도 모른다. 대신, 정말, 정말, 노력한다는 전제하에. 모든 것은, 실행에 옮긴다는 전제하에.
그래도, 가족과 친구들이 많이 응원해줬는데, 아직, 조금은 아쉽다. 모처럼 반듯하게 화장하고 머리도 자르고, 염색도 하고, 친구가 준 행운의 아이템도 하고 갔는데, 남겨둬야지.
내가 할 일은 아직도 아주 많다. 진짜로 할 일이 많은데. 상반기는 KBS 한국어 능력시험, 진급시험, 운전면허 실기, JLPT3급 이상, 그리고 임상심리 2급 자격요건 충족을 위해 1년 수련도 해야 하고. 어느새 2022년 1월 끝자락인데, 앞으로 할 일이 무엇이든 즐겁게 하고 싶다. 계획하는 걸 좋아해서 그대로 되면 좋겠지만, 또 그대로 안 되더라도, 받아들이는, 올 한 해가 되었으면, 아니, 그래도 웬만하면 계획한 대로 이룰 수 있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