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재단 수업을 2회차로 듣고 있다. 오늘의 주제는 누가 봐도 연애 소설이였다. 로맨스에 흥미나 관심이 없고 환상도 없다. 오히려 연애시뮬레이션 게임은 좋아하는데.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정해진 결말을 안좋아하는 걸까. 아무튼 나의 비극적인 경험들을 썼다.
첫 문장은 죽겠다고 했다, 내가 없으면 죽겠다고 말한 사람은 니가 아니어도 아주 많았다, 로 시작했다. 선생님은 나에게 항상 슬픈 눈을 가지고 어두운 느낌의 글을 쓴다고 했다. 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어두웠다. 이유도 없이, 아니 이유는 있겠지만, 특별히 더 어두웠다. 밝은 느낌이 뭔지 모르겠다. 매일 매일 죽음을 생각하면서산다.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구름이를 쳐다보고 안고 생각하고 엄마 아빠를 만날 때 마다 이 순간을 생각하고, 모든 순간을 지나면서 동시에 미래에서 보는 것처럼 관망하고 있다. 바보같다는 걸 안다.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는 게. 죽음을 생각하는게 나쁜 건 아니지만 과하면 나쁘다. 나에게. 어쨌든 나는 살아있지 않은가? 오히려 그 생각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고 무기력해지는데.
그래도, 지금에서 폭발해야 하는 이유가 있겠지. 어린아이가 계속 꿈에 나와 나를 괴롭히는 이유가 있겠지. 어디 한 번 해보자고 어디까지 견디나 보자고 있는 이유가 있겠지. 폭발해야 나오는 뭔가가 있겠지. 고층 엘레베이터 건물, 나는 들어갈 수 없는 엄마 아빠의 집, 내가 떠나보낸 동물들, 파헤치고 또 파헤쳤던 무덤, 살결, 냄새들, 많은 것들이 나를 미치게 만든다. 내가 누구인지 모른 채로 미치고 싶지 않다. 제발. 더 나은 삶을 위해 미치는거라고 해줘. 바라는 게 많지 않아. 많아서 나를 이렇게괴롭히는거라면, 많은 걸 포기 할 수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