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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고래작가 Dec 07. 2020

연말

코코아가 맛있는 겨울

연말이 얼마 남지 않아서 그런지 요즘 마음을 위로해 주는 책들을 더 많이 찾고 그런 모임이 있으면 기쁜 마음으로 달려간다. 사람들과 관계가 활발하지 않았던 사람도 원하는 때에 만나지 못하고 대면하고 소통할 수 없는 현실은 매우 고통스럽다. 그나마 요즘은 '온라인 화상 회의'가 가능한 시대로 내가 있는 곳이 어디든 상관없이 컴퓨터나 핸드폰으로 타인의 얼굴을 마주할 수 있다. 직접 만나 이야기를 하는 것과 다소 부족한 감은 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한다. 


마른 갈증을 '온라인 모임'으로 나마 채워 나가기 시작하니 여유로운 마음이 찾아온다. 

물론 함께 얼굴을 마주 보고 맛있는 음식이나 차를 함께 하면서 보냈던 지난날들이 그립니다. 같은 공간에서 서로의 눈동자를 보고 표정을 생생히 나누며 이야기했던 것에 비해 컴퓨터 속 흐릿한 얼굴을 보며 이어폰으로 나누는 대화에는 아무래도 한계점이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차가운 화면 속에서도 훈훈하고 뜨거운 여운이 느껴지는 관계도 있다. 


곧 좋아질 것이라던 상황은 날이 추워질수록 그 확산세가 이전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우리가 무뎌진 것인지 바이러스가 더 독하게 마음먹은 것인지 모르겠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한 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팍팍하고 위험해 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와중에도 계절은 또 온다. 바람은 차가워졌고 우리들의 옷은 두꺼워졌다. 매서운 겨울은 또 우리를 스쳐 지나갈 것이다. 겨울은 매년 우리에게 왔었고 작년과 마찬가지로 그렇게 떠나갔다. 


어쨌든 때는 연말이고 답이 없다 하더라도 여전히 읽고 쓰는 일에 집중하려고 한다.  

코코아가 맛있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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