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연휴의 끝, 꿈속에서 마주한 재미난 이야기
올해 10월의 연휴는 그 어느 때 보다도 길었다.
오랜 쉼의 끝자락, 나는 새벽잠을 설치다가 화장실에 다녀온 후 꽤 흥미로운 꿈을 꿨다.
여행의 목적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혼자서 비행기를 타고 있었다.
함께한 일행은 없었지만 기내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모두 바쁘게 움직이느라 시끌벅적했다.
그 정신없는 가운데 문득 나는 ‘어떤 곳’에 가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비행기 밖으로 나왔다.
‘어떤 곳’이 어디인지도 모르면서 비행기에서 나오다니 현실에선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나는 비행기 안에 있던 어떤 물건과 커다란 이어폰 두 개를 들고 나왔다.
그 어떤 물건은 무엇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꿈의 내용과 큰 관련은 없었다.
밖으로 나오자, 장소는 공항도 비행기가 아닌 학교로 바뀌어 있었다.
‘어떤 곳’을 가려고 황급히 계단을 내려오다가 챙겨 온 이어폰 중 하나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이어폰은 데굴데굴 굴러서 계단 끝에서 멈췄다.
그 위치에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아이들이 여럿 모여 있었다.
아이들은 이어폰을 주어 장난을 치려고 했는지 서로 줍겠다고 아우성이었다.
여럿이 동시에 달려드니 이어폰은 쉽게 잡히지 않았다.
나는 필사적으로 이어폰을 놓치지 않기 위해 재빠르게 내려가 그들 틈 사이로 들어갔다.
다행히 그 누구보다 먼저 이어폰을 손에 쥘 수 있었고,
이어폰이 다시 빠지지 않도록 주머니 깊숙이 찔러 넣었다.
밖으로 나와 무작정 서점 쪽으로 가고 있었다.
그 순간, 비행기에서 내린 이유가 떠올랐다.
내가 가려고 했던 ‘어떤 곳’은 서점이었다.
서점에 가려고 했던 이유는
이전에 알던 동생의 시와 그림이 전시되어 있어
출발 전에 보고 가려고 했던 것이다.
이미 비행기에서 내린 것부터 너무 이상하긴 하지만
시간이 촉박하여 최대한 발걸음을 서둘렀다.
서점 건물에는 도착했지만 입구가 보이지 않았다.
시간이 많지 않아 이리저리 입구를 찾으려고 애쓰다가
겨우 서점으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를 찾았다.
그런데 그 앞에는 커다란 음식물 쓰레기통 2개가 가로막고 있어
서점으로 들어가기 힘들어 보였다.
서점에 들어가기 위해 여러 방법을 써 보았다.
꿈이기 때문에 내가 어떤 방법을 썼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지하 1층에 있는 서점 안이었다.
서점 안에는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회장님 역으로 나왔던
이성민 배우님이 계셨다. 마치 서점의 문지기처럼 보였다.
나는 서점에 들어서자마자 그에게 시가 어느 곳에 전시되어 있는지 물었다.
그는 친절하고 부드럽게 안내해 주었고, 덕분에 동생의 시와 그림이 전시된 곳을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벽 한쪽에는 시와 그림이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평범한 모니터보다는 조금 길쭉한 모니터에
동생이 지은 시가 전시되어 있었다.
시를 천천히 감상하고 그림도 함께 보았다.
그림은 아주 작은 엽서 크기 종이에 그려져 있었는데,
오일 파스텔로 그린 고풍스러운 여인의 뒷모습이었다.
밝고 화사해서 감상하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시를 띄워 놓은 모니터는 모니터에서 쏘는 빛이 아니라
뒤쪽 어딘가 후광이 있는 듯 부드럽고 노란색의 빛이 밝게 뿜어져 나왔다.
서점 안은 따뜻하고 밝았지만,
나와 배우님 이외엔 사람이라곤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한참 시와 그림을 감상하고 있을 즈음,
서점 밖에서 많은 사람들의 아우성이 들려왔다.
어떤 말을 했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느낌 상으론 마치 ‘너는 왜 그 안에 있느냐!’고 질책하는 느낌이었다.
서점 안은 비어 있는 상태였으니 오픈 전이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내가 그 누구보다도 먼저 들어와 감상하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