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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고래작가 Oct 25. 2020

가을이지만...

올 해는 계절들이 유독 길게 느껴집니다.

올해는 유독 계절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 밖에 나가서 직접 느껴 보는 것도 아닌데 창밖에 보이는 울창한 숲의 변화가 고스란히 눈에 담기는 시간이 많아서 일까?  그 숲이 보이는 작은 방에 내가 오랜 시간 앉아 시간을 보냈기 때문일까?


가을이 유독 깊고 짙다. 태양은 찬란하고 나무들은 반짝이며 초록에서 붉음으로 변해가고 있다.

지옥을 만난 듯 세상이 아무리 복잡해도 시간은 흐르고 계절이 시시때때로 바뀐다.


우려했던 부분들이 현실로 다가오니 나도 하루 종일 정신 상태가 멍- 하다.

이럴 때 일 수록 정신 바짝 차려야지 싶은데 하루 종일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유치원 알림 문자가 오면 가슴이 철렁한다. 아직까지 아이가 다니는 원에는 아무 문제가 없으나 현재 분위기 자체가 뒤숭숭하다 보니 나까지 혼미하다.


주말엔 남편, 아이와 함께 집에 있으면서 끼니를 차리고 먹고 치우는 것을 반복하며 사이사이 걱정을 한가득 끼워 넣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정보와 소식들 때문에도 몇 번을 가슴이 내려앉았다. 손이 떨렸리고 불안하다. 우리 동네 사람들에겐 유독 이번 주말이 참 길다.


그러다 문득 대구에 있던 분들은 얼마나 힘들고 괴로운 시간을 보내왔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또 먹먹하다.

누구에게나 생겨날 수 있는 일이니 서로 조심하자. 그 누가 내가 될 수 있으니 조심 또 조심하자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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