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돌고래작가 Nov 05. 2020

집안을 돌보는 일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는 수고

아이가 등원을 한 뒤.

'일도 좀 해야지.' '책도 좀 읽어야지.' '글도 좀 써야지.'


하지만 집에 들어서자마자 폭풍이 지나간 듯한 집안을 정리하고,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를 시키고, 빨래해야 할 것이 있으면 세탁기를 돌리고 그 와중에 따뜻한 커피 한잔을 내린다. 그리고 잠시 앉아서 글을 써봐야지 하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열어 놓은 창문을 닫으려고 봤더니 안방 창가 벽에 곰팡이가 보여 락스 통을 들어다가 열심히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평소에 아이와 함께 있을 시간에 할 수 없는 일을 해야 하는데 늘 하는 일은 청소나 집안일을 우선으로 한다. 

웬만해선 곰팡이 청소는 내가 혼자서 하지 않고 남편과 함께 하거나 남편이 하는데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락스 통을 들고 열심히 곰팡이를 닦아냈다. 마침 공기도 아주 맑고 기온도 그렇게 춥지 않아서 창문을 활짝 열어 놓을 수 있어서 청소하기 안성맞춤이었다. 일찍 곰팡이 청소를 해놔서 아이가 집에 돌아온 시간엔 냄새가 모두 빠져서 뿌듯하기까지 했다. 


아이가 1시면 집에 돌아오니 조금이라도 더 치워 놓으려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 같다. 원래 코로나 이전에는 아이가 유치원에 가도 집안일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일을 하거나 책을 읽었는데 아이가 워낙 오랜만에 유치원에 가서 그런지 그동안 미루고 미룬 집안일이 자꾸 눈에 밟히는 것 같다. 

특히 락스를 이용해서 청소해야 하는 경우는 아이가 집에 있을 때는 할 수 없다. 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청소인 경우에도 아이가 옆에 있으면 제대로 하기 쉽지 않다. 청소도 나름 집중해서 차근차근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옆에서 쫑알쫑알 거리는 아이가 있을 때보다는 한적한 시간에 하는 것이 좋다. 


공부나 독서만 집중을 해서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청소도 집중을 해야 더 잘할 수 있다. 하기 전까지 마음을 먹는 일은 힘들지만 하고 있는 와중에는 힘들어도 점점 깨끗하고 쾌적해지는 집안을 보면 뿌듯하고 내가 대견하기까지 하다. 원래 청소에는 소질이 없던 나지만 이것도 하다 보니 살려면 하게 된다. 몸이 환경에 맞게 적응을 해나가고 있는 것 같은데 그 시간이 참 오래도 걸린다. 

작가의 이전글 겨울이 오고 있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