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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 다람쥐 Nov 17. 2022

인생이란 여정에서 만난 가장 귀중한 손님

많은 직장인들이 이직 및 퇴사를 한다. 매년 직장인의 퇴사 및 이직 사유에는 '연봉을 올리고 싶어서', '새로운 업무에 도전하고 싶어서', '커리어를 쌓고 싶어서', '업무가 힘들어서' 등이 주로 언급된다. 이와 함께 많이 이야기되는 사유에는 '동료들과의 관계가 어려워서'이다. 


취향도 성격도 다른 여럿이 모여있는 공동체 안에서 인간관계는 우리에게 큰 정신적 부담을 준다. 업무만이 아닌, 관계에도 신경 써야 하는 우리는 필연적으로 회사에서 팽팽한 긴장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다. 긴장을 해소하는 유일한 방법은 퇴근하고 회사를 벗어나는 것뿐이다. (물론 간혹 덕업 일치하는 사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다고 생각한다.) 회사를 벗어나, 사적인 생활을 영위하면서 방전된 나를 재충전할 수 있다. 취미 운동 모임 등의 행위, 혹은 집이라는 공간에서 그것이 가능하다. 


집이라는 공간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안락함', '편안함' '익숙함'일 것이다. 집 밖에서 부딪치는 여러 요인들에 의해 에너지가 고갈된 우리는, 집에서 휴식을 통해 에너지를 보충한다. 오늘 쓰러질 정도로 힘들었지만, 다음날 다시 힘차게 시작할 수 있는 이유는 집이라는 공간 덕분이다. 하지만 집이 편안하지 않고, 오히려 스트레스 주는 공간이 되는 경우를 더러 본다. 배우자와 갈등 때문에 집이 편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다 보면 집 밖으로 겉돈다. 내가 아는 이 중에는, 주말이 되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회사 동료들과 당구 치거나 영화 보러 다니는 사람이 있다. 회사가, 동료가 집이나 아내보다 편한 것이다.


우리가 쉽게 대하는 유일한 사람들



어디서부터 집이 불편한 공간이 됐을까? 대문호 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니나』에서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 나름으로 불행하다"라고 말했다. 평화롭지 않은 가정을 만드는 원인은 수도 없이 많지만, 평안한 가정을 관찰해 보면 공통적인 요인들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과연 이 공통적인 요인들이 무엇일까? 바로 '예의'와 '매너'이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을 쉽게 함부로 대한다.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임에도 말이다. 집 밖에선 짜증을 잘 내진 않지만, 부모님께는 여전히 사춘기 아들처럼 징징댄다. 회사에서 세상 착한 척하면서 아내와 아이들에게는 언성을 높이며 화를 낸다. 감사 표시도 잘하지 않는다. 식당에서 음식을 내주거나 반찬 리필 해 주시면 연신 고맙다고 감사를 표현하면서, 아내와 부모님이 차려주는 밥상에는 "잘 먹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은커녕, 반찬이 이게 뭐냐며 투정 부리기 일쑤다. 정재승 박사님이 SBS 《집사부일체》에 출연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뇌에는 나를 인지하는 영역이 있다. 뇌에서 나와 가까운 관계일수록 뇌가 나라고 인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부모 형제자매 아내 아이들은 나와 가깝다고 생각하는 존재들이다. 그들을 나와 다른 존재로서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한 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통제하려 한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불같이 화를 내는 것이다. 


내가 쉽게 화를 내고, 짜증 내는 사람이 실은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다. 하지만 뇌의 인지 능력 때문에 우리는 소중한 사람들을 함부로 대한다. 베스트셀러였던 『불편한 편의점』소설책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등장한다. 가족과 인연을 끊었다가 겨우 딸과 다시 재회한 곽 씨가 어떻게 하면 가족들과 잘 지낼 수 있는지 편의점에서 함께 일하는 독고 씨에게 물어본다. 독고 씨는 말한다


손님한테 하듯... 하세요.
손님한테... 친절하게 하시던데...
가족한테도... 손님한테 하듯 하세요...
그럼 될 겁니다.      


따지고 보면, 아내도 인생이란 여정에서 만난 손님이다. 하지만 부부라는 관계를 맺으면 우리는 그것을 잊는다. 아내니까 당연히 나를 이해해줘야 하고, 대가 없이 희생해 줘야 한다 생각한다. 결국 내게 가장 중요한 사람들에게, 가장 함부로 대하고, 이렇게 우리는 점차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휴식', '안식처', '재충전' 의미를 잃게 된다.    




'가화만사성'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가족 모두가 함께 밥을 먹을 정도로 잘 어울린다면, 안 풀릴 일이 없다'는 뜻으로 가정이 화목하면 모든 일들이 잘 풀린다라는 의미다. 옛 선조들이 우리들 삶 속의 문제들이 어디서부터(가정) 시작되고 어떻게 풀리는지(가정의 화목) 잘 통찰한 교훈이라 할 수 있다. 행복한 가정은, 좋은 부부 관계는 내 삶을 더 풍요롭게 한다. 아내와의 긍정적 관계는 더 나은 나를, 우리를 위한 출발점이다. 아내에게 예의 없는 행동과 말은 최대한 자제하도록 하자. 그러다 정말 큰코다친다. 있을 때 잘하자. 후회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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