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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 다람쥐 Apr 13. 2023

세상에 쓸모없는 노력은 없다

Day 42

우리는 100여 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패로 끝난 연금술의 역사로부터 이 세상에는 보답받지 못하는 노력도 많다고 슬퍼할지 모른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연금술도 금 자체를 만드는 본래의 목적에서는 실패했지만 그동안 축적된 경험과 지식이 결합되어 제3의 결실, 즉 화학이라는 학문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탄생한 화학은 질소비료를 합성하여 식량 증산에 이바지했고, 전쟁에 필요한 화약(TNT)을 만들어 유럽이 한동안 세계를 지배하는데 기여했다. 오늘까지 유럽이 화학분야에서 세계 정상을 가고 있는 것도 연금술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결론을 정리해 보자. 노력하지 않는 인간에게는 행운이라면 길가에 떨어진 돈을 줍는 정도에 그치겠지만, 노력하는 인간은 그 노력의 과정에서 어떤 유형으로든지 구제받는다는 것이 역사의 암시인 것 같다. 비록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을지라도, 노력의 과정은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 그것이 결국 어떤 것과 연결될 수 있는 자양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쓸모없는 노력은 없다.

- 《경영 경제 인생강좌 45편, 윤석철 저, 위즈덤 하우스 -


지혜를 잇다


최근 회사에서 문서작업을 많이 한다. 업무의 대부분은 엑셀과 워드 작업이다. 그동안 하지 않았던 업무라 미숙한 부분이 많다. 원활한 업무 진행을 위해선 배워야 한다. 이러닝 강의를 들으며 공부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배우지 않아도 된다. 나름 고연차라 후배들에게 의지할 수 있다. 엑셀과 워드에 능숙한 후배들에게 데이터가 필요하거나 정리된 자료가 필요하면 요청하면 그만이다. 내가 배워서 작업하는 것보다 후배들이 공유해 주는 자료를 보는 것이 몇 배는 효율적이다. 그럴 때마다 '굳이 내가 시간 투자하면서 배워야 하나'라는 생각을 한다. 중복되고, 쓸모없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며 말이다.


업무와 관련해 이야기했지만, 이것뿐만이 아니다. 매일 글쓰기, 책 읽기, 주식 천만 주 이상 사유 분석 등을 루틴처럼 하고 있다. 사실 실력이 좋아지고,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크게 들지는 않는다. (물론 내 방법이 잘못됐을 수도 있으며, 아직은 임계점에 도달할 만큼 축적이 되지 않아 그럴 수도 있다.)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니, 자꾸 허튼 짓은 여기서 그만하자는 생각을 한다. 




이 시대 최고의 혁신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스티브잡스는 대학을 자퇴하고 선택과목 강의만 들었다. 그는 서체 수업을 청강했고, 이를 통해 세리프와 산 세리프체를 배웠다. 이때만 해도 이 서체에 대한 배움이 자신의 인생에 실제로 도움이 될지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10년 후, 매킨토시를 디자인할 때 그 서체들은 고스란히 구현되었다. 그 스스로 맥은 아름다운 서체를 최초로 구현한 컴퓨터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스탠퍼드 대학 졸업식에서 틀에 박힌 일상을 살지 말고, 호기심과 열정을 따르라는 의미로, 그가 연설 한 내용의 일부분이다. 내겐 한편으로 세상에 쓸모없는 배움과 노력은 절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젊은 시절 그의 배움 덕분에, 전 세계인들이 컴퓨터를 통해 미적이고 다양한 서체를 타이핑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최근 핫한 유튜버는 '다나카'다. 본명은 나몰라 패밀리 출신 개그맨 김경욱이다. 그는 일본 사람으로 빙의해 활동하고 있다. 능청스럽게 일본인인척 하는 연기는 일품이다. 화제의 중심에 있는 그는 공중파인 MBC 장수 프로그램「라디오스타」에도 출연했다. 해당 방송에서 김경욱 님은 '다나카' 콘셉트를 무려 4년이나 지속했다고 말했다. 아무도 관심 주지 않던 때부터 묵묵히 해오다, 이제야 소위 '빵' 뜬 것이다.


무려 4년을 지속했다. 어느 누구도 눈길주지도 않고, 성과도 보이지 않는 일을 4년이나 할 수 있을까? 그가 스타가 될 수 있었던 이면에는 4년이라는 시간 동안 묵묵히 노력해 온 덕분이다. 4년은커녕 이제 40일 남짓에도 그만둘까를 고민하는 내가 새삼 부끄럽다. 

   



노력을 했지만, 외견상으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히, 배움과 노력 덕분에 성장하고 있다. 성장의 결과가 빨리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고,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올지는 알 수가 없다. 다나카처럼 긴 고생 끝에 긍정적 결과를 얻을 수도 있고, 스티브 잡스처럼 창조적 혁신을 이룰 수도 있다. 혹은 그들처럼 대박은 아니어도 노력은 분명 우리를 배신하지 않고 언젠가 달콤한 열매를 줄 것이다. 


세상에 쓸모없는 노력은 없다. 그렇게 믿고, 오늘도 꾸역꾸역 42일째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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