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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 다람쥐 Apr 19. 2023

아이와 노는 것에도 때가 있다

Day 47

늦둥이 아이가 벌써 초등학교 6학년인데요. 고등학생 큰애는 같이 여행 가는 것보다 집에 남아 밀린 공부하고 친구들과 시간 보내는 걸 더 좋아합니다. 아이는 놀아달라고 할 때 놀아줘야 합니다. 더 크면 놀아달라고 조르지도 않아요. 같이 노는 것에도 때가 있거든요.

-《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 만들어졌다》, 김민식 저, 위즈덤하우스 -


지혜를 잇다


초등학교 3학년인 딸, 1학년인 아들이 있다. 내겐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보물들이다. 팔뚝만 한 크기였던 아이들이 어느새 120cm가 훌쩍 넘었고, 등 전체를 감싸는 큼지막한 가방을 메고 학교를 다닌다.    


최근 아이들과 잘 놀지 못하고 있다. 짧은 시간 대화하거나 놀기는 하지만, 긴 시간 함께하는 순간이 많지는 않다. 평일에는 아이들이 학원과 숙제 때문에 바쁘다. 주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치어리딩을 하는 첫째 딸은 연습과 공연이 주로 주말에 있어, 주말에 아이들과 여행을 가거나 캠핑할 시간이 많지 않다. 


비단 아이들 때문만은 아니다. 나 역시도 자기 계발이라는 핑계로 평일 퇴근 이후,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보다 내가 해야 할 일을 우선적으로 한다. 놀고 나서 할 일을 하면, 늦어져 잠잘 시간이 줄기 때문이다. 주말 오전은 모닝 루틴 한답시고 아이들이 깨기 전에 집 앞에 있는 스타벅스에 간다. 이러다 보니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현격히 줄었다. 


솔직하지 못한 느낌이 든다. 사실 진짜 이유는 다른데 있다. 아이들은 학원과 숙제를 마치고, "엄마 아빠 놀아줘"라고 말한다. 아직은 여전히 부모와 노는 것을 좋아한다. 사실 나도 아내도 시간은 있다. 하지만 아이들과 놀기를 회피한다. 쉬고 싶은 마음, 핸드폰 보고 싶은 마음 등 때문이다. 놀더라도 1~2시간을 넘어서면 그만하고 싶다. 계속 놀기를 조르는 아이들을 뒤로하고 핸드폰, 혹은 닌텐도를 쥐어주며 방으로 떠난다. (결국 아이들이 핸드폰과 게임 중독이 되는 이유는, 놀아주지 않는 부모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아이들은 부모와 놀려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 부모보다 오히려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저학년인 아이들은, 아직까지는 엄마 아빠와 노는 걸 좋아한다. 아이를 다 키운 부모들은 그럴 때가 좋을 때라 말한다. 조금만 더 크면 방 안에 틀어박혀 무엇을 하는지도 모를 때가 올 거라며 말이다.    


아이들은 내게 보물이다. 물론 아이들 때문에 힘든 부분도 많지만, 아이들 덕분에 웃고 기쁘고 행복한 순간이 몇 배는 많다. 아이들과 놀거나 이야기하면 즐겁다. 스트레스를 잊는다. (물론 20분 이내의 시간에서만 해당된다.) 2~3년 뒤에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아빠가 될걸 생각하면 재미없는 삶이 예상된다.


오승근 님의 불후의 명곡 〈있을 때 잘해〉에는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라는 가사가 있다. 연인에게 평소에 잘하라는 뜻의 노래 가사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놀아달라고 할 때, 기꺼이 놀아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간이 흐를수록 보물들(아이들)은 내게서 점점 멀어질 것이다. 때를 놓치지 말고, 지금 이 순간, 아이들과 조금이라도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갖도록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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