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60
현재 나는 3가지 활동에 집중한다. 글쓰기, 건강, 그리고 주식이다. 멀티태스킹에 미숙해 다양한 분야를 동시에 진행하지 못한다. 이에 우선적으로 이 3가지 분야에서 일정 수준 이상으로 내 역량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집중을 한다는 것은, 위의 3가지 분야와 관련한 행동을 매일 한다는 뜻이다. 업무에 치여 야근을 하더라도, 갑자기 번개 회식이 잡히더라도 어떻게든 짬을 내 각 분야에서 하고자 계획한 행동들을 하고야 만다.
사실 위의 행동들을 이전에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새해 목표를 세울 때마다 포함됐던 리스트들이고, 시작은 곧잘 했었다. 하지만 지속하지 못했다. '역시 난 안돼'라는 자괴감과 함께 매번 중도에 멈췄다. 그 이유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고, 이에 비례해 계획이 실력에 비해 거창했다.
벌써 몇 년째 반복된 도전과 실패, 그리고 포기의 쳇바퀴였다. 불혹이 넘으면 인생을 통달할 줄 알았는데 여전히 미련하고 우둔한 생각과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 동일한 경험을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았다. 매일 해낼 수 있는 행동 설계가 필요했다. 매일 할 수 없는 것들은 차라리 시도조차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가볍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행동들을 고민했다. 고민 끝에 각 분야에서의 루틴을 설계했고, 그것들을 하루도 빠짐없이 해오고 있다.
첫째, 글쓰기다. 매일 글쓰기 위해서는 소재 찾기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경험도, 시간도 부족한 나이기에, 어디서 어떻게 소재를 찾을 수 있을지 생각해 봤다. 스스로 글쓰기 영감을 매번 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타인의 지식을 이용하기로 했다. 책에서 공감받은 문장을 토대로 내 생각을 이어 쓰는 형식이었다.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것은 어렵지만, 저자의 지식이 0이 아닌 1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됐다. 그렇게 오늘까지 60일 글쓰기를 해내고 있다. (천일 글쓰기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아직 940일 남았다.)
둘째, 건강이다. 헬스장 접수, 한 달 5번도 못 가는 행동을 수없이 반복했다. 달리기가 인기여서 나 역시도 동참했었다. 하프마라톤까지 달렸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위 행동들을 반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드러눕고 싶은 나를 멱살 잡고 끌어내는 강력한 의지가 필요했다. 결국 의지는 나태함에 상대가 되지 못했다. 건강에 도움을 주며 매일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역시 걷기다. 걷기의 이점은 널리 알려져 있다. 심폐기능은 물론 하체 근력에도 도움이 된다. 미국 UCLA와 일본 교토대학 공통 연구팀에 따르면, 8 천보 이상을 걷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률이 훨씬 낮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참고 : 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23032902157&ref=fa) 다만 억지로 시간을 내서 걷고 싶진 않았다. 걷기를 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정한 행동 강령은 다음과 같다. ① 배달은 포장 → 매장까지 걸어가기, ② 점심 먹고 어차피 쉬는 시간 커피대신 산책하기 ③ 출퇴근 걸어서 하기 (지금은 자전거로 하고 있다.) ④ 혼자 이동할 때는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이 있다. 23년 현재까지 일평균 1.3만 보를 걷고 있으며, 3월 이후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1만 보 이상을 걷고 있다.
셋째, 주식 공부다. 어느 정도 부는 축적하고 싶지만, 개인 사업할 도전 정신과 깜냥은 없다. 손가락 하나로 까딱할 수 있는 주식이, 경제적 자유로 나아갈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주식에 방도는 있다 여긴다.) 매일 주식 시장이 마감되면 천만 주 이상 거래된 주식들을 분석한다. 다른 이유는 없다. 유목민 님의 책 《나의 월급 독립 프로젝트》를 읽고 해 보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는다. 1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차트(거래량/돌파)와 뉴스를 연계하는데 도움이 될듯하며, 뉴스 따라 종목들이 어떤 변화를 그려나가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아직은 초짜라 잘하진 못한다.)
'어느 세월에 책을 내고, 건강해지고, 부자 될래?'라고 생각될 정도로 비루해 보이는 루틴일 수 있겠다. 혹은 방향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름 책에서 얻은 지식들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중이다. (그중 내가 매일 실천가능한 작은 것들 위주이긴 하지만...)
수적천석(水滴穿石)이라는 말이 있다. '물방울이 돌을 뚫는다'라는 의미이다. 한 방울의 물이라도 끊임없이 떨어지면 돌에 구멍을 뚫을 수 있다. 각 분야에 단기간 실력향상을 위한 큰 행동들은 하진 않는다. 책을 내고자 테마를 잡고 글을 쓰지 않으며, 3대 500과 멋진 빨래판 식스팩을 갖고자 헬스장에 다니진 않는다. 주식을 잘하기 위해 재무제표나 기타 지표 등을 보진 않는다. 내 주제는 생각지 않고 남들 따라 하고자 거창하게 시작해 봤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해낸 게 없었다.
우선 지금의 내가 매일 실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언젠가 물방울이 모여 돌을 뚫고, 강을 이루고, 바다가 되길 바라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