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 생각하기.
며칠 전, 지인들과 함께 남산을 걸어 올랐다. 아침 10시, 명동역 3번 출구 앞에서 만나 12시쯤 돼서 목적지에 도착했으니, 약 2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다. 남산에 올라 그곳의 상징이자 연인들 사랑의 징표인, 수많은 자물쇠가 매달려있는 난간 앞에서 서울 시내를 내려다봤다. 복잡하고 바쁘게만 보였던 서울이, 위에서 내려다보니 한없이 작고 여유로워 보였다. 그렇게 얼마 동안 주변을 둘러본 후,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남산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돈가스를 먹었고, 커피를 마셨고, 그리고 헤어졌다.
나는 1호선 금천구청 지하철 역 근처에 산다. 명동역에서 집까지 가기 위해서는 4호선을 타고 서울역까지 이동한 후, 서울역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야 한다. 잠시 1호선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1호선의 지하철은 두 방향으로 나누어져 있다. 하나는 인천 방면이고, 다른 하나는 수원 방면이다. 두 방면의 지하철은 구로역까지는 동일한 역을 거치지만 구로를 지나서는 다른 방향으로 향한다. 내가 가야만 하는 금천구청역은 수원 방면 지하철을 타야만 갈 수 있다.
서울역에서 아무 생각 없이 막 들어오는 지하철을 탔다. 한참을 타고 가다 '다음 정거장은 구일역입니다'라는 방송과 함께 지하철을 잘못 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려서 다시 구로 역으로 돌아가 수원 방면의 지하철을 타야만 했다. 꽤 귀찮은 상황이었다. 반대방향의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지하철에서 내려 계단을 내려가고 있을 때, 이왕 이렇게 된 거 따릉이를 타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껏 따릉이를 타본 적은 없었다. 자전거에 두 발을 올려 발을 굴러본 지 적게 잡아도 10년이 흘렀다, 오랜만에 자전거 탈 생각에 방금 전까지의 짜증은 사라졌고, 오히려 설렘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핸드폰으로 '따릉이'를 검색어로 입력했다. 해당 웹사이트에서 구일역 바로 앞에 따릉이 대여소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하철역을 나와 대여소 앞으로 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 따릉이가 한 대도 없었다. 이미 모두 대여가 된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지하철 역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그냥 지하철 타고 집으로 갈걸, 괜히 쓸데없이 설쳤다고(?) 후회했다. 순간 영화배우 하정우 님이 매일 3만 보를 걷는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나도 3만 보를 걸어보겠노라 다짐했었지만 그동안 그게 녹록지가 않았다. 남산 타워를 도보로 왕복했기에 이미 약 2만 보 정도 걸은 상태였고, 구일역에서 집까지 남은 거리는 약 6km였다. 오늘이 3만 보를 걸을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하철 역으로 다시 돌아가는 대신, 남은 거리를 안양천을 따라 걸었다. 그리고 결국 3만 보를 채웠다.
지하철을 잘못 타고, 대여소에 한 대도 없던 따릉이. 사소한 것들이지만, 은근히 귀찮고 짜증을 유발하는 상황들이었다. 불평과 부정적인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터져 나올만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이미 벌어진 상황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그리고 예기치 않았던 불편한 상황 '덕분에' 3만 보를 걸을 수 있었고, 성취감의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인도에서 코끼리 사육사는 새끼 코끼리를 훈련시키는데 다음과 같은 방법을 쓴다고 한다. 사육사는 새끼 코끼리의 다리에 밧줄을 묶어 말뚝에 고정시킨다. 새끼 코끼리는 아직 어리기에 힘이 부족하여 도망치지 못한다. 시간이 흘러 성장한 코끼리는 충분히 밧줄을 끊고 벗어날 힘을 가지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밧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어린 시절 반복된 경험으로, 탈출을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생각은 여전히 코끼리의 운명을 밧줄에 묶여있게 만든다.
'생각'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존재이기에 그 중요성이 간과되는 경향이 있다. 생각에 따른 결과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에 우리는 너무 쉽게 부정적이거나 그릇된 생각을 한다. '기껏해야 겨우 생각이잖아. 이렇게 생각한다고 뭐 나쁜 일이 일어나겠어'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생각이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① 생각만으로 실제와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버드 대학교의 신경학자 알바로 파스쿠엘 레오네가 실시한 연구가 있다. 피아노를 칠 줄 모르는 사람에게 피아노 치는 법을 가르쳐 준 후, 한 곡을 매일 2시간씩 연습하게 했다. 한 그룹은 실제 피아노를 치며 연습하게 했고, 다른 그룹은 똑같은 시간 동안 오로지 생각만으로 피아노를 연습하게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이 두 그룹은 뇌의 운동 피질에서 비슷한 변화를 보였다.
② 우리는 우리의 생각만큼만 해낼 수 있다.
『두려움, 행복을 방해하는 뇌의 나쁜 습관』이라는 책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다. 로저 베니스터는 1마일을 4분 안에 주파한 최초의 인물이었다. 닐 암스트롱은 달에 처음으로 간 사람이었다. 에드먼드 힐러리 경은 텐징 노르가이와 함께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 도달한 최초의 인물이었다. 이 위업들이 이루어지기 전에, 수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시도했지만 그 사람들은 다 실패했다. 그런데 한 번 성공이 일어나자 많은 사람이 그것을 똑같이 해냈다. 왜일까? 뇌는 어떤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면, 그곳으로 가는 대략의 지도를 그린다.
위의 두 연구를 통해 생각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겠다. 생각의 효과는 실제 행동의 효과와 차이가 없으며(피아노 연습 사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실제로 그것을 해낼 수 있게 된다(첫 성공사례 이후, 연속적인 성공)는 것이다. 생각은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에 비해 결코 덜 중요한 것이 아니다.
생각은 추상적이다. 실체가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수백 번씩 아무런 거리낌 없이 부정적인 생각을 떠올린다.
과거, 뇌는 일정 연령이 지나면 결코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됐다. 하지만 뇌와 관련된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지면서, 현재는 뇌는 우리의 자극에 따라 변하는 존재라는 것이 통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것을 '뇌의 가소성'이라 한다. 이 이론을 통해 다음과 같은 것을 유추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불평, 혹은 부정적인 생각을 할 때, 그와 관련된 신경세포들은 연결을 강화한다. 그리고 그것이 반복되면 시나브로 우리의 뇌는 '부정, 불평 뇌'로 변모하게 된다. 어느덧 부정 불편을 떠올리는데 달인이 된 뇌는 행복하고 긍정적인 상황에서조차도 부정적인 것을 찾아내려고 혈안이 된다. 시도 때도 없이 잘못된 점만 찾아내는 '달인 불평러'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더욱 무서운 것은 뇌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변화들을 우리가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는 것이다. 행동은 눈에 보이기에 쉽게 인지하고 수정할 수 있지만 생각은 그러기가 어렵다. 생택쥐페리의 『어린 왕자』에서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라고 말했던 여우의 말은 옳았다. 드러나지 않는 생각이라는 존재는 어쩌면 눈에 보이는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할 수 있다.
생각을 조심하세요
그것은 언젠가 말이 되니까.
말을 조심하세요
그것은 언젠가 행동이 되니까.
행동을 조심하세요
그것은 언젠가 습관이 되니까.
습관을 조심하세요
그것은 언젠가 성격이 되니까.
성격을 조심하세요
그것은 언젠가 운명이 되니까.
마더 테레사 수녀님은 생각이 운명에 영향을 끼친다고 이야기했다. 결국 우리 운명의 시발점은 생각이다. 부정적이고 그릇된 생각은 결코 우리의 결말을 해피엔딩으로 이끌어주지 못한다. 생각은 운명이다. 그리고 그것을 이해했다면, 앞으로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야 할지는 자명하다.
어려운 환경에 쳐했음에도 그것을 긍정으로 승화시킨 거인들이 있다. 이 중 몇 개의 이야기를 공유한다.
유럽 무대를 누비다 보면 공격을 잘하는 사람은 많으나, 수비를 못해서 출전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나는 어릴 때 키가 작은 편이었다. 그래서 공격보다 수비를 많이 연습했다. 그러다 고등학교 때 갑자기 키가 자랐다. 공격도 할 수 있게 됐다. 키가 작았을 때의 경험 덕분에 공수가 가능한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되었다.
- 김연경, 《집사부일체》에 출연해서 -
나는 귀머거리가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귀가 들리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모든 소리가 차단되어 연구에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조용히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한답니다.
- 토마스 에디슨 -
나는 내 장애에 감사한다. 이 장애를 통해 나를 발견했고, 평생의 일을 찾았고, 신을 봤기 때문이다.
- 헬렌 켈러 -
참고도서
* 마녀 체력, 이영미 저, 남해의 봄날.
* 감사하면 달라지는 것들, 제니스 캐플런, WINNER'S BOOK.
* 삶을 변화시키는 감사 메모, 엄남미, 마음세상.
* 부자가 보낸 편지, 혼다 켄, 책이 있는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