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장 즐겨보는 드라마는 김하늘 윤상현 이도현 님이 출연하는 〈18 어게인〉이다. 미국 영화 〈17 어게인〉을 기반으로 제작한 것으로, 38세 윤상현이 18세의 고등학생 모습(이도현 님)으로 돌아가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이다. 극 중, 윤상현 님과 김하늘 님은 부부였고, 지금은 이혼한 상태이다.
김하늘 님은 한 방송국에서 아나운서를 하고 있다. 그녀는 이혼 경험 덕분에(?) 이혼 방송 프로그램 진행을 맡게 된다. 해당 방송은 위기의 부부들이 스튜디오에 출연하여 서로의 이야기를 하고, 방청객이 부부의 사연을 들은 후, 이혼 찬성 및 반대에 투표를 해 의견을 내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방송에 한 부부가 출연했고, 방청객들이 그들의 사연을 들은 후 투표한 결과, 찬성과 반대의 투표수가 똑같았다. 진행자 김하늘 님이 최종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해 결정을 해야만 했다. 김하늘 님은 곰곰이 생각하다 다음과 같이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저는 이혼에 반대합니다. 처음엔 상대방을 배려해서 힘든 걸 숨기고 말을 안 해요. 그렇게 솔직하지 못하다 상대방에게 모진 말을 들으면 실망하죠. 알아주길 바라고, 이해받길 원하면서요. 그렇게 서로 오해하고 진심을 놓치는 일이 너무 많습니다. 부부인데 한 번쯤 진솔하게 대화할 시간을 가졌다면, 그래서 상대방도 나만큼 힘들었다는 것을 알았다면 고맙다, 수고했다 위로해 줄 수 있지 않을까요?
방송에 출연한 부부는 여전히 서로에 대한 애정이 있었지만, 상대방을 배려한다는 명목 하에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었다. 자신도 힘들어도 참아내고 있는데, 그것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상대방이 서운하기만 했고, 그렇게 오해가 쌓이며 서로 간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김하늘 님은 이 부부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서로 얘기하라고. 서로를 오해해서 진심을 놓치지 말라고.
진심을 알면 이해할 수 있다.
2,000년도에 멜 깁슨이 출연한 〈왓 위민 원트〉라는 영화가 있었다. 여성의 감성을 1도 이해 못하는 멜 깁슨은 어느 날 여성들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는 초능력을 갖게 된다. 이 초능력 덕분에 그는 직장에서도, 사랑에서도 승승장구하게 된다.
영화에서처럼 상대방의 진실한 속마음을 알 수 있게 된다면, 우리는 상대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으며, 힘이 되어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초능력은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다.(혹시 이러한 초능력 가지신 분이 있다면, 말씀 주시길) 누군가에게 위로를 건네거나, 힘이 되어주기 위해선, 상대방이 스스로 진심을 말해야만 한다. "사실 나 지금 이렇고, 제발 내 마음 좀 알아달라고.' 결국, 직접적으로 솔직한 감정을 말하지 않는다면 누군가에게 위로받을 수 없다.
물론 에둘러 말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부부 사이에서는 적용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부부관계에 있어 배우자는 세상에서 내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고, 확실한 내편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외롭지 않게 하는 절친한 친구란 무엇이며, 유의미한 관계란 또 무엇일까? 연구자들은 우정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상호 간의 자기 표출', 즉 자신의 상태에 대한 진솔한 교류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 성숙한 어른이 갖춰야 할 좋은 심리 습관, 류쉬안 저, 다연 -
사람이 외로움을 느끼는 이유는 친구의 수가 적기 때문이 아니라, 진솔한 교류 상대가 없을 때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자신을 제외하고 자신과 가장 진솔한 교류가 가능한 이는 아마도 배우자일 것이다.(만약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결혼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배우자에게마저도 진솔한 자기 표출을 하지 못한다면 어디서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고 위로받을 수 있을까?
이 세상에 말하지 않아도 되는 건 '초코파이'밖에 없다. 말하지 않으면 누군가를 위로할 수도, 위로받을 수도 없다. 집 밖에서 마주하는 사회라는 곳은 절대 녹록지 않다. 힘겨운 것이 당연하다. 이 힘겨움을 집에서까지 연장하지 않길 바란다. 적어도 배우자에게만큼은 거짓되지않고 진솔하게 대화했으면 좋겠다. 하루 동안 경험한 힘겨움과 외로움을 배우자를 통해 위로받았으면 한다. 오늘 저녁, 맥주, 그리고 안주와 함께 아내와 이야기해 보는 것은 어떨까?(아이가 있다면 아이들을 재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