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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수 Nov 19. 2017

영화 남한산성을 보고 나서...

정부와 국민의 신뢰성 회복이 중요하다

남한산성! 김훈 작가님의 역사에 대한 고찰이 단연 돋보이는 영화.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정부와 국민들 모두에게 생각할 기회를 주는 좋은 영화였다.


압록강 이남까지 내려오는 줄도 모르고 수수방관하고 있던 정부.

한 나라의 군주를 지키기 위해 남한산성에서 필사의 노력을 기울였던 신하들과 무신들.

뜻하지 않게 남한산성 근처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남한산성에 갇힌 국민들.

남한산성에 갇힌 군주를 돕기 위해 멀리서 달려온 지원군들.

칸의 후예로 조선을 지배하로 온 청의 군대들


이들 다섯 그룹들이 47일간 벌이는 내분과 갈등. 명분과 실리, 배신과 모략이 2시간 19분의 러닝타임 동안 내내 흘러내렸다.

특히 청의 군대에 맞서 끝까지 대의와 명분을 강조하며 결사항쟁을 부르짖었던 척화파 예조판서 '김상헌'과 군주 위에 백성이 있음을 부르짖으며 백성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청과의 화친을 서둘렀던 주화파 이조판서 '최명길'의 주장은 옳고 그름, 흑백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양 쪽 모두 설득력이 강했다.


결국 두 신하는 각자 최선을 다해 실행에 옮겼으나 남한산성을 지원하러 온 지원군 내부의 의사결정 오류로 끝내 조선의 왕은 칸에 무릎 꿇고 말았다.


"역사는 항상 반복한다"라는 여느 역사학자들의 주장처럼, 지금 시대에서도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음은 잘못된 역사관에 기인한 것일까 자문해 보며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정부와 국민들의 신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인조

병자호란의 근원적 책임은 인조에게 있었다. 조선 백성의 운명은 임금에게 달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한산성까지 피신 가서 신하들이 갈등하게 만들고, 목숨을 위태롭게 하며, 충신들이 목숨을 바치고, 백성들이 굶주릴 일이 없었을 것을...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대통령들을 돌아보게 된다.


나라의 대통령이 올바른 판단과 결정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건 시스템이다. 조선의 임금은 백성들이 뽑지 못했지만, 지금은 다르지 않은가? 지금은 백성이 임금을 선택할 수 있고, 그에 대한 책임은 국민에게 있다. 대통령이 국가 위협을 제대로 파악하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리게 하며, 결정을 제대로 이행하게 하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무신


애초에 국방이 튼튼했더라면 인조가 궁을 피해 남한산성으로 올 일도 없었을 것을...

국방이 무너지면 나라가 무너진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청의 군대를 한강 이남까지 내려오게 한 북방 군의 오류뿐 아니라, 인조의 칙령에도 불구하고 칙령 자체를 없애버림으로써 책임을 회피하려는 군부 지휘관들의 태만이 빚은 결과는 한 나라의 운명에 국방이 얼마만큼 중요한 위치에 있는가를 다시 한번 가늠해 볼 수 있다.


최근 국정원, 국방부 등 국방과 관련한 비리 척결 물살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들을 이 안심할 수 있게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국방에 물든 썩은 조각들을 도려 내야 할 것이다.


김류, 김상헌, 최명길 외

 적어도 영화 속의 예조판서와 이조판서의 경우로 한정지을지 모르지만 척화파와 주화파는 주장하는 바는 다르지만, 백성과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은 한결같았다. 그들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은 오랫동안 자기주장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학문과 실천적 배경, 그리고 인성을 갖추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같은 고위직이라도 영의정이 보여준 작태는 타인을 비방하고, 깎아 내리며, 본인의 안위를 위해 거짓을 고하고, 충신에게 죄를 덮어 씌우는 데 급급했다. 영의정은 남한산성에 있는 신하들의 대표로서, 신하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척화파와 주화파, 두 세력을 갈라놓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인조의 판단을 흐리게 하였다.


현재 우리나라는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가 대통령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들 고위직 공무원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대통령이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하고, 대통령의 뜻이 하부에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국민들이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감시하여야 할 것이다.


정명수

정명수는 조선의 노비 출신으로 청의 용골대의 최측근으로 재탄생하였다. 그는 조선이 청의 속국으로 전락하는 데 일등공신을 한 인물로, 조선으로 볼 때는 대역죄인이다. 하지만, 한 인간으로서, 조선은 그를 노비로 대접했지만 청은 그를 영웅으로 칭송했다. 당시의 시대상, 조선의 시스템으로 볼 때 정명수의 선택은 탁월한 선택으로 보이는 점은 너무 인간적인 발상일까?


우리나라는 지리학 상의 위치로 인해 주위 강대국들의 침략을 받아 왔기에 그때마다 '정명수'가 있었으리라.

지금 우리나라에도 종북, 친중, 친일, 친미 등 각종 용어들이 난무하고, 그 세력 또한 국민들의 편을 갈라놓기에 충분할 정도로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으며  우리나라에 뿌리를 내리고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장본인들이다. 

정명수는 조선이 아닌 청을 택하였지만, 이들이 대한민국 대신 중국, 일본, 미국, 북한을 선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우리 대한민국의 시스템의 역할일 것이다.


날쇠, 그리고 백성

날쇠는 대장장이로 전쟁 때 아내와 딸을 잃고 남한산성에서 대장장이로 있던 중 병자호란을 맞았다. 그는 벼슬아치를 믿지 않으며 묵묵히 대장장이 일을 하다 예조판서의 부탁으로 인조의 칙령을 가지고 적진을 뚫고 구원군들에게 전달하는 전령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했지만, 구원군들의 불신과 배신으로 겨우 목숨을 건지고 복귀하는 민초의 모습을 담고 있다. 조선 피폐의 원인을 벼슬아치들의 몫으로 돌리지만 또 다른 백성들을 위해 기꺼이 전령을 자처하는 모습에서 진정한 백성으로서의 자세를 엿볼 수 있었다.


국민들은 대통령과 공무원들이 나라 살림을 어떻게 하는지 별반 관심이 없다. 지금 내 가족, 내 자식들의 안위가 걱정일 뿐으로 그들이 제대로 해 주기만을 바라고 있다. 한 가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나라 살림을 대신해 주는 대통령 이하 공무원들의 협조사항을 제대로 이행해 주기를 바랄 뿐이고, 나 또한 그럴 것이다.


정부와 국민의 신뢰에 대하여

영화 남한산성의 곳곳에서 정부 관료들과 백성과의 불신이 묻어 나온다. 남한산성 주민들이 피신 온 임금의 행렬을 보고 못마땅하는 장면, 조선의 군대든 청의 군대든 손녀딸을 위해 뱃삯을 위해서는 건너 주겠다는 나룻배 주인, 말이 굶어 죽지 않기 위해 추위를 위해 감싸는 가마니를 빼앗기는 초병들, 청 군대 섬멸을 위해 돌진하라는 영의정의 명을 옮기지 못하고 있는 북문의 병사들 등등. 곳곳에서 소위 벼슬아치들을 불신하는 민초들의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지금도 인사청문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은 듯하다. 이는 역대 정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국민이 정부를 불신하는 건 하루 이틀 얘기는 아닌 듯하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정부는 국민의 신뢰를 받기에 힘이 들 것이다.

하지만, 지금 정부는 촛불 민심이 뽑은 대통령이다. 적어도 우리나라를 바꾸어 주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뽑은 대통령이다. 


남한산성의 마지막 부에 첨예한 대립을 해 왔던 이조판서와 예조판서의 대화가 뇌리에 깊숙이 남아 있다.

목숨을 끊으려는 예조판서를 이조판서가 막아서며 '조정으로 돌아가 합심하여 나라를 일으키자'라고 할 때 예조판서는 '지금 이 난국을 헤쳐나가려면 나라의 윗부터 아래까지 모든 것을 바꾸어야 한다'면서 결국 목숨을 끊었다.


맞다. 지금까지의 정부와 국민의 불신을 바꾸는 길은 나라의 윗부분부터 아랫부분까지 바꾸어야 한다. 혁신이다. 정부기관뿐만 아니라 국민들 모두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

국민들은 바꿀 준비가 되어 있다. 아니, 그래 왔다. 사법부, 입법부, 행정부에서 만들어 온 시스템을 국민들은 지금껏 잘 따라주고 있지 않은가?

'국가 전체를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시스템' 이 필요하다. 정부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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