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양산 대책과 불량관리 체계를 갖춘 기업에 투자한다.
창업 초기일 경우 대량 생산하기가 힘들다. 원자재 구매비용도 부족할뿐더러 생산시설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기에는 최소 요건 제품(MVP)을 만들어 시장의 반응을 살핀 후에 양산을 하는 방법이 최근의 일반적인 추세이다. 시장의 반응을 살피기 전에 양산설비 먼저 준비하는 경우 낭패를 보기 쉽다. 갑자기 원자재 값이 상승한다든지 설비 이상으로 가동에 문제가 되어 출시가 지연되거나 한다면 애초 계획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는 기업의 제품화 역량을 평가한다. 제품화 역량은 『판매할 제품을 생산할 여력은 충분한지』를 평가하는 것으로, 생산 역량, 투자규모의 적정성, 자본조달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생산 역량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시설, 인력, 재료, 부품조달에 애로가 없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막상 생산에 들어가서 부품 조달이나 인력공급이 여의치 않을 경우 판매에 차질을 빚을 것이기 때문이다.
불량관리 체계 또한 사전에 준비해야 할 사항이다. 생산시의 품질관리를 통해 불량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판매 후 예기치 않게 반품이나 불량이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창업 초기의 경우 이런 상황을 맞은 기업을 많이 보아왔다. 추가 판매는 고사하고 기존 판매 제품을 수리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회사를 한 두 번 본적이 아니다. 따라서 출시 전에는 불량에 대한 처리방안과 반품, 고장 등에 대한 상황에도 미리 계획을 준비하여야 하는 것이다.
대기업의 유지보수 사업과 웹서비스 개발을 병행하고 있던 즈음 미팅 주선 사이트를 개발했던 2002년 말의 일이다. 대기업의 유지보수 계약을 다른 업체로 이관하여 현금흐름이 아주 좋지 않은 상태라 개발 중인 캐릭터 화상채팅 기술을 이용한 미팅 주선 사이트는 회사의 사운을 걸고 개발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개발자들을 독려하며 서비스를 준비하고, 네이버에 1주일간 광고료도 지불하여 서비스 오픈을 대비했다. 미팅 주선 사이트는 많은 회원 확보가 전제였기 때문에 단기간에 회원을 모집하려면 포털 광고가 가장 확실하기 때문이었다. 오픈하기 전에 테스트와 테스트를 거듭했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드디어 오픈이 되었다.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자 갑자기 접속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DNS 서비스-인터넷 주소를 관리하는 서비스-를 회사 내에서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 서버가 마비된 것이었다. 원인을 찾고 서비스를 정상화하는데 2일이 소요되었다. 하지만 때는 늦었다. 네이버를 통해 고객들이 계속 방문해서 보이는 건 “접속장애”. 결국 고객들은 등을 돌렸고, 회사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품질관리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던 순간이었다.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어떤 상황이 닥칠지는 아무도 없다. 전혀 예기치 못했던 상황이 불어닥칠 수도 있다. 얼마나 준비하는가에 따라 대응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달려 있는 것이다. 품질관리와 불량관리는 과하면 과할수록 좋다. 이점을 명심하자.
제품을 양산할 준비가 되었는가? 불량, 반품에 대한 대책은 세워 두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