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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수 Sep 01. 2021

#02.6번째 창업 도전, 그리고 실패

다모이 이야기

저는 곧바로 묵혀 두었던 사업 아이템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빅데이터 기반 개인 맞춤형 입학전형 추천 서비스인 “캠퍼스포유(CAMPUS4U) 서비스였죠.

전년도인 2012년에 첫째 딸은 고3이었고, 대학입시를 준비하고 있던 차였습니다. 사업 실패로 인해 집안 형편도 넉넉하지 못했고, 학원도 제대로 다니다 말다 한 탓에 솔직히 대학가기에는 성적이 부족한 상태였었죠.

딸과 함께 서점에 들러 대학 입학 전형 관련 서적을 둘러본 저는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2,000페이지에 육박하는 두꺼운 책에는 전국의 대학 입학전형 정보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고, 수시전형, 정시전형, 후기전형, 논술, 내신, 학생부전형 등 알지 못하는 각종 전형들로 가득했습니다. 체력장, 내신, 학력고사로 대학에 입학했던 나로서는 충격 그 자체였죠.

“이걸 알아야 대학입학 원서를 접수할 수 있다고?” 입학 전형은 실로 다양했습니다. 농어촌 전형에서부터 특기자 전형까지 거기다 동일 대학 동일 학과에서조차도 수시, 정시의 입학 전형과 정원수가 달랐습니다.

“이것이었구나! 우리 애도 대학을 보낼 수 있겠구나!”라는 희망이 떠 올랐습니다. 첫째 딸은 어릴 때부터 영어 발음이 좋아서 본인도 영어를 좋아했고, 미국을 동경했던 터였죠. 저는 인터넷으로 어학특기자 전형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아내, 딸과 함께 논의 후 어학 특기자 전형 준비에 돌입, 입시 토익 학원에 등록하여 결국 어학 특기자 전형을 통해 4년제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캠퍼스포유는 이 때 기획하게 된 서비스였습니다. 오랫동안 빅데이터를 다루어 왔던 제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였기에 더할 나위 없는 사업 아이템이었죠. 전문대, 4년제를 포함한 전국 대학의 입학전형 정보 빅데이터를 구축, 입시생과 학부모들에게 개인 맞춤형 입학전형 추천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었죠. 저는 곧바로 기술보증기금의 예비창업자 기술보증을 위한 사업계획서를 준비하기 시작했고, 2013년 11월, 준비 4주만에 1억원의 기술보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허 사장님으로 인해 국세, 지방세가 모두 완납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이후 ㈜클릭포유 법인을 설립, 캠퍼스 포유 서비스를 개발하기 시작했고, 이후 3년 동안 대학입시정보 데이터베이스 사업에 몰입했지만 생각처럼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았죠. 대학 입학 전형정보는 매년 바뀌었고, 매년 실시되는 대학평가에 따라 구조조정으로 인한 대학 통폐합이 이루어졌습니다. 대학이 교육부에 보고 후 발표하는 입학전형 정보는 대학의 자율에 따라 수시로 바뀌어졌고, 이로 인해 전년도 입학전형과 당해 년도 입학전형이 항상 바뀌었죠. 따라서 최신 입학전형 정보는 각 대학 입시 홈페이지에 있을 수 밖에 없었답니다. 대학별로 입학사정관을 둘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바로 이 때문이었죠. 대학교육협의회와 전문대학협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게시되는 입학전형 정보를 기초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저로서는 최신 정보를 갱신하기란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이 사업은 2016년 폐업할 때까지 시작 3년만에 막을 내리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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