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중국산 부품을 완전히 배제하겠다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이는 미국 자동차 업계의 탈중국 흐름을 한층 가속화시키는 중대한 변화로,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 재편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가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중국산 부품을 완전히 배제하겠다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이는 미국 자동차 업계의 탈중국 흐름을 한층 가속화시키는 중대한 변화로,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 재편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초 미국 내 주요 공급업체들에게 “미국 조립 차종에는 더 이상 중국에서 만들어진 부품을 사용하지 말 것”이라는 강력한 방침을 전달했다. 이 결정은 단순한 경영 전략 변경이 아닌, 미중 갈등 심화와 관세 부담 증가라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해석된다.
테슬라는 이미 일부 중국산 부품을 멕시코, 베트남, 인도 등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부품으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 주목할 점은 테슬라가 향후 1~2년 내 미국 생산 차량의 모든 부품을 비중국산으로 완전히 전환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중국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사용 중단이다. 중국의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은 테슬라의 핵심 공급업체였다. 그러나 중국산 LFP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이 미국 전기차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고율 관세까지 부과되면서 테슬라는 더 이상 중국산 배터리를 고집할 수 없게 됐다.
테슬라의 대응은 신속했다. 네바다주에 자체 LFP 배터리 생산 시설을 건설 중이며, 이 시설은 내년 1분기 중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중국에 의존하던 핵심 부품을 자체 생산으로 전환함으로써 공급망 독립을 실현하겠다는 전략이다.
테슬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제너럴모터스(GM)도 중국 부품 공급망 완전 철수를 선언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GM은 협력업체들에게 중국에서 부품 공급망을 완전히 철수하라고 지시했으며,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공급망을 중국 외 지역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부터 준비해온 이 계획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관세 부과 정책으로 인해 올봄부터 더욱 급격하게 추진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산업 양대 거인이 동시에 탈중국 드라이브를 걸면서, 업계 전체에 엄청난 파급효과가 일고 있다.
자동차 업계를 넘어 IT 업계도 탈중국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과 맥북 등 제품에 들어가는 희토류를 미국에서 조달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7월 애플은 미국 기업 MP머티리얼즈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캘리포니아주 마운틴패스에 희토류 재활용 원료 생산을 위한 신규 시설까지 건설 중이다.
이는 단순한 공급망 다변화를 넘어선다. 희토류 채굴부터 가공, 자석 완제품, 재활용까지 미국 내에서 완전한 밸류 체인을 구축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MP머티리얼즈는 “공급망 회복력을 높이며 중요한 시기에 미국 산업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기업들의 탈중국 흐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부터 이어져 온 미중 갈등으로 미국 기업들은 꾸준히 중국 내 생산을 줄이고 미국 내 투자를 늘려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흐름이 급격히 가속화되고 있는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미중 갈등이 더욱 심화되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사업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둘째,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가 부과되면서 경제적 부담이 급증했다. 셋째, 전기차 세액공제 등 정부 인센티브 정책이 중국산 부품 사용을 제한하면서 실질적인 규제 압박이 강화됐다.
테슬라와 GM의 결정은 이러한 복합적 요인들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더 이상 중국 공급망에 의존하는 것이 비용 효율적이지도, 전략적으로 안전하지도 않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미국 기업들의 탈중국 전략은 한국 기업들에게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배터리와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은 중국을 대체할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3사는 이미 미국 내 생산 시설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테슬라가 중국산 LFP 배터리를 포기하면서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 확대 기회가 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 부품 업체들도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만도 등 국내 주요 부품사들은 이미 미국과 멕시코에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있어, 테슬라와 GM의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중국 업체들을 대체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미국 기업들의 탈중국 행렬에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 소재 수출을 규제하고, 첨단 기술 이전을 제한하는 맞대응에 나섰다. 갈륨, 게르마늄 등 핵심 광물 수출을 통제하며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미국과 동맹국들의 대체 공급망 구축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중국이 단기적으로는 공급망 우위를 활용할 수 있지만, 미국과 유럽, 한국, 일본 등이 협력해 새로운 공급망을 만들어낸다면 중국의 레버리지는 점차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와 GM의 탈중국 목표가 상당히 도전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동차 한 대에는 약 3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며, 이 중 상당수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형 전자부품, 배선, 센서 등 단가가 낮지만 필수적인 부품들을 중국 외 지역에서 조달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와 GM이 이러한 목표를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는 협력업체들에게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동시에, 투자자와 정부에 자사의 공급망 전략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신뢰를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로 일부 협력업체들은 이미 베트남, 멕시코, 인도 등지로 생산 시설을 이전하기 시작했다. 단기적으로는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와 규제 리스크 완화라는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테슬라와 GM의 중국 부품 퇴출 선언은 단순히 두 기업의 경영 전략 변화를 넘어,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체의 대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비용 효율성을 중심으로 구축됐던 글로벌 공급망이 이제는 안보와 리스크 관리를 핵심 가치로 하는 새로운 체계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자동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저렴한 부품을 대체하려면 불가피하게 생산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와 기업들은 단기적 비용 증가보다 장기적 공급망 안정성과 국가 안보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향후 1~2년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 재편이 가장 격렬하게 진행되는 시기가 될 것이다. 누가 이 대전환의 승자가 될지, 그리고 한국 기업들이 얼마나 큰 몫을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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