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가족용 차를 고민하는 아빠들 사이에서 심상치 않은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 그랜저를 사려고 알아보던 소비자들이 옵션 가격을 확인한 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전기차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이다. 2025년 현재 국산차 플래그십 세단 가격은 5000만 원을 훌쩍 넘어서며 수입차와의 가격 격차마저 급격히 좁혀졌다.
최근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가족용 차를 고민하는 아빠들 사이에서 심상치 않은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 그랜저를 사려고 알아보던 소비자들이 옵션 가격을 확인한 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전기차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이다. 2025년 현재 국산차 플래그십 세단 가격은 5000만 원을 훌쩍 넘어서며 수입차와의 가격 격차마저 급격히 좁혀졌다.
현대 그랜저 / 사진=현대자동차
2025년형 그랜저 하이브리드 캘리그래피 풀옵션 가격은 5729만 원에 달한다. 반면 제네시스 G80 엔트리 모델은 5982만 원이다. 단돈 253만 원 차이다. 그랜저 가솔린 3.5 캘리그래피 풀옵션도 4968만 원으로 5000만 원 선에 육박한다. 국산차 대표 준대형 세단이 이제 프리미엄 브랜드 진입 가격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문제는 옵션이다. 2025년형 그랜저는 기본 가격은 동결했지만 핵심 편의 사양이 대거 빠지면서 실제 구매가는 크게 올랐다. 캘리그래피 트림 기준 가솔린 2.5 모델은 4721만 원부터 시작하지만 네비게이션, 후방 모니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을 추가하려면 수백만 원이 더 필요하다. 익스클루시브 트림은 4258만 원이지만 통풍시트, 전동시트, BOSE 사운드 등 필수 옵션을 넣으면 4700만 원을 훌쩍 넘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돈이면 그랜저 산다”는 글이 화제를 모았다. 그랜저 풀옵션 가격이면 전기차 대형 SUV나 수입 중형 세단도 충분히 살 수 있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실제로 BMW 5시리즈 엔트리 모델은 7000만 원대, 벤츠 E클래스는 7500만 원 수준으로 그랜저 대비 2000만 원 정도 비싸지만 할인 프로모션을 고려하면 체감 가격 차이는 훨씬 줄어든다.
기아 EV3 / 사진=기아
그랜저 가격이 오르는 동안 전기차 시장은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현대 코나 일렉트릭은 2025년 10월 기준 제조사 할인 805만 원과 정부 보조금 1420만 원을 합쳐 실구매가 2160만 원까지 떨어졌다. 차량 기본가 4152만 원에서 무려 1992만 원이나 할인된 가격이다. 12월에는 현대차가 코나 EV에 기본 300만 원 할인을 적용하며 추가 혜택까지 더해졌다.
기아 EV3도 마찬가지다. 2025년형 EV3는 스탠다드 에어 3995만 원부터 시작하는데 정부 보조금 565만 원을 받으면 실구매가는 3430만 원 수준이다. 그런데 여기서도 논란이 있다. 기아는 2025년형 출시 당시 “가격 동결”을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운전석 전동시트와 1열 통풍시트를 기본 사양에서 빼고 138만 원짜리 컴포트 옵션으로 돌렸다. 컨비니언스 패키지 119만 원까지 더하면 사실상 257만 원 인상 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그럼에도 전기차 가격 경쟁력은 압도적이다. 코나 일렉트릭 최상위 트림 인스퍼레이션이 4992만 원인데 할인과 보조금을 적용하면 3000만 원 중후반에 구매할 수 있다. 그랜저 익스클루시브 옵션 포함 가격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저렴한 수준이다. 배터리 용량 81.4kWh로 주행거리 493km를 확보했고 충전 인프라도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현대 코나 일렉트릭 /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의 전기 플래그십 대형 SUV 아이오닉 9도 파격 할인에 나섰다. 11월 기준 제조사 직할인 최대 760만 원과 서울시 보조금을 합치면 실구매가는 5147만 원까지 내려간다. 전장 5060mm에 110.3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주행거리 500km 이상을 제공하는 대형 전기 SUV가 그랜저 하이브리드 풀옵션과 비슷한 가격대에 형성된 것이다.
내연기관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 가솔린 최상위 모델이 6386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아이오닉 9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두드러진다. 3열 시트 공간 활용성과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 그리고 유지비 절감 효과까지 감안하면 가족용 차량으로 전기차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5년간 국산차 가격은 33% 상승한 반면 수입차 가격은 24% 상승에 그쳤다. 국산차가 수입차보다 더 빠르게 가격이 오른 셈이다. 게다가 수입차 딜러들은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BMW, 아우디, 벤츠 등 프리미엄 브랜드도 수백만 원대 할인을 내걸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차라리 벤츠를 산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그랜저 풀옵션 가격이면 4500만 원대 수입 세단도 여러 선택지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2025년형 출시 때마다 “사실상 가격 인하” “가격 동결” 같은 표현을 쓰지만 실제 소비자 체감은 정반대다. 기본 사양을 줄이고 옵션을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면서 총구매가는 오히려 증가했다는 불만이 쏟아진다.
정부는 2025년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유지하며 친환경차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도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해 제조사 할인을 대폭 늘리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코나 일렉트릭은 누적 판매 32만 대를 돌파하며 국내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EV3는 2025 세계 올해의 차에 선정되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서울 시내 공공 급속충전기는 2024년 대비 30% 증가했고 아파트 단지 내 완속충전기 설치도 의무화 방침이 추진 중이다. 배터리 기술 발전으로 주행거리 불안감도 해소되는 추세다. 코나 일렉트릭 롱레인지는 1회 충전으로 493km를 달릴 수 있고, 아이오닉 9은 500km 이상을 확보했다.
가족용 차를 고민하는 소비자들 입장에서 선택지는 명확해졌다. 그랜저 풀옵션을 사느니 전기차를 사는 게 가성비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연료비 절감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600원을 넘나드는 상황에서 전기차는 충전 비용이 월등히 저렴하다. 코나 일렉트릭 오너들은 10만km 주행 기준 전기료가 320만 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같은 거리를 휘발유차로 달리면 800만 원 이상 든다.
물론 전기차에도 단점은 있다. 겨울철 주행거리 감소, 충전 대기 시간, 중고차 시세 하락 우려 등이다. 하지만 가격 차이가 1000만 원 이상 벌어지면 이런 단점도 상쇄된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출퇴근 용도로 시내 주행이 많은 경우 전기차 효율성은 더욱 극대화된다.
한국 자동차 시장은 지금 급격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국산 내연기관차 가격이 프리미엄 브랜드 수준으로 치솟은 반면, 전기차는 정부 지원과 제조사 할인으로 대중화 문턱을 넘어섰다. 그랜저를 사려던 아빠들이 전기차 전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같은 돈으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