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카니발이 1998년 첫선을 보인 이후 26년 만에 역대 최고 판매량을 경신했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가 판매량 증가를 견인하며 2025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적으로 15만 7336대를 판매, 2002년 기록했던 15만 5433대를 22년 만에 넘어섰다.
기아 카니발이 1998년 첫선을 보인 이후 26년 만에 역대 최고 판매량을 경신했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가 판매량 증가를 견인하며 2025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적으로 15만 7336대를 판매, 2002년 기록했던 15만 5433대를 22년 만에 넘어섰다.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 사진=기아
현재 기아는 쏘렌토, 카니발, 팰리세이드, 싼타페 등 4종의 RV 모델을 앞세워 국내 미니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025년 1월부터 9월까지 이들 4개 모델의 총 판매량은 22만 8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만 8000대 증가했다. 월평균 2만 5000대 판매 추이를 감안하면 연간 30만대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니발의 단독 판매량 역시 주목할 만하다. 2025년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에서만 7만 5513대가 판매되며, 역대 최고 판매 기록인 2018년 7만 6362대에 바짝 다가섰다. 월평균 6000~7000대 판매 추이를 고려하면 12월 판매량 집계 결과에 따라 국내 판매 신기록 달성도 기대해볼 만하다.
기아 카니발 실내 / 사진=기아
카니발의 이러한 판매 호조는 2024년 11월 출시된 하이브리드 모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6 터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최고 출력 245마력, 최대 토크 37.4kgf·m의 성능을 발휘한다. 기존 2.2 디젤 엔진과 유사한 출력을 유지하면서도 복합 연비는 14.6km/L로 향상되었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출시 1년여 만에 전체 카니발 판매량의 35%를 차지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2025년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외에서 총 5만 4931대가 판매되었으며, 특히 국내 시장에서는 같은 기간 3만 5843대가 판매되며 쏘렌토 하이브리드(6만 1079대)에 이어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2위에 올랐다. 고유가 시대에 연비 효율성을 중시하는 대형 패밀리카 수요가 증가하면서 카니발 하이브리드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시장에서도 카니발의 인기는 뜨겁다. 기아 미국법인은 2025년 11월, 7만 2002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3% 증가한 역대 최고 11월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카니발 MPV는 전년 대비 49% 증가하며 판매 상승을 이끌었다. 연간 누적 판매량을 살펴보면 K5(64% 증가), 카니발(46% 증가), 스포티지(13% 증가) 등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카니발의 경쟁력은 다양한 옵션 구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현대차 스타리아와 비교했을 때 카니발은 기본 사양부터 고급 옵션까지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한다. 2025년형 카니발 9인승 모델의 가격은 3.5 가솔린 프레스티지 트림 기준 3551만 원부터 시작하며, 하이브리드 모델은 4006만 원부터다.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투어러 모델이 3653만 원으로 가격 경쟁력은 다소 우위에 있지만, 카니발은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듀얼 와이드 선루프, 보스 사운드 시스템 등 고급 옵션을 더 풍부하게 제공한다.
현대 스타리아 / 사진=현대자동차
실제로 카니발의 옵션 만족도는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카니발 시그니처 트림에는 후석 VIP 라운지 시트, 듀얼 와이드 선루프,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 등이 기본으로 탑재된다. 반면 스타리아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옵션으로도 선택할 수 없어 아쉬움을 남긴다. 카니발은 127만 원을 추가하면 HUD를 장착할 수 있어 운전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안전 사양 역시 카니발의 강점이다. 다중 충돌 방지 브레이크, 후측방 충돌 경고, 후방 교차 충돌 경고, 안전 하차 보조 시스템 등 안전 관련 기능이 거의 모든 트림에 기본으로 적용되어, 가족 단위 고객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안전성을 확보했다.
카니발의 성공에는 국내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차박 문화가 확산되면서 넓은 실내 공간과 슬라이딩 도어를 갖춘 대형 미니밴의 수요가 증가했다. 최근에는 레저 및 장거리 여행을 즐기는 가족이 늘면서 RV 차량이 전체 신차 판매량의 70%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기아 관계자는 “친환경차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높은 연비를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카니발 판매량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부합하는 패밀리 RV 라인업을 강화하고, 안전 및 편의성을 높이는 기술을 지속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니발은 1998년 첫 출시 당시 국내에서 보기 드문 대형 미니밴으로 등장해 세련된 디자인과 넉넉한 탑승 공간을 바탕으로 ‘국민 패밀리카’로 자리매김했다. 2001년 미국 수출을 시작하며 같은 해 글로벌 판매 10만 대를 돌파했고, 2002년에는 15만 대를 넘어섰다. 이후 잠시 주춤했던 판매량은 차박 트렌드와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를 통해 다시 상승세를 타며 26년 만에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국내 미니밴 시장에서 카니발은 사실상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경쟁 모델인 스타리아가 독특한 디자인과 높은 전고를 내세우고 있지만, 카니발의 브랜드 파워와 다양한 옵션 구성, 오랜 기간 축적된 신뢰성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더욱이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로 연비 부담까지 줄이면서 카니발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향후 현대차·기아의 4대 패밀리 RV 라인업이 연간 30만 대 판매를 돌파하고, 카니발 단독으로도 글로벌 17만 대, 국내 8만 대 이상의 판매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6년간 쌓아온 ‘국민 패밀리카’의 명성에 하이브리드 모델이라는 날개를 단 카니발의 질주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