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 G80의 신차 가격이 9천만원대를 넘어서며 소비자들의 선택이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중고차 시장에서는 G80급 크기와 품질을 갖추면서도 연비는 두 배 이상 좋고 가격은 절반 수준인 하이브리드 중형세단들이 아버지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국산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 G80의 신차 가격이 9천만원대를 넘어서며 소비자들의 선택이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중고차 시장에서는 G80급 크기와 품질을 갖추면서도 연비는 두 배 이상 좋고 가격은 절반 수준인 하이브리드 중형세단들이 아버지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2025년 11월 현재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모델은 기아 K8 하이브리드다. 신차 출고가 5천만원대였던 이 모델이 2천만원 후반에서 3천만원 초반대로 내려오며 가성비 선택지로 급부상했다.
K8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무기는 압도적인 연비다. 공인 복합연비 16.2km/L에 실제 도심 주행에서는 18~20km/L를 기록하며 G80 2.5T 모델의 복합연비 10.6km/L 대비 두 배 가까운 효율을 자랑한다. 장거리 출퇴근을 하는 아버지들에게는 매달 수십만원의 유류비 절감 효과로 이어진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렉서스 ES 300h가 2천만원대 가성비 끝판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2019년식 모델이 현재 2천5백만원 전후에 거래되며 신차 출고가 7천만원을 고려하면 감가율이 65% 이상이다.
ES 300h의 연비 성능은 더욱 놀랍다. 공인 복합연비 17.2km/L이지만 고속도로에서는 리터당 23km를 넘는 실연비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한 소유자는 “엔진이 켜진 줄도 모를 정도로 조용하다. 전기차 타는 느낌”이라며 토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완성도를 극찬했다.
50대 김모씨는 최근 G80 대신 K8 하이브리드 중고차를 선택했다. “G80 블랙 모델이 8천만원 후반인데 K8 하이브리드 중고는 2천8백만원에 구입했다. 크기도 비슷하고 실내 공간도 넉넉한데 기름값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K8 하이브리드는 전장 4,900mm로 G80의 4,995mm와 거의 동급이다. 1.6 터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시스템 최고출력 230마력으로 일상 주행에서 부족함이 없으며 전기모터의 부드러운 출발감은 오히려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선사한다.
렉서스 ES 300h 역시 전장 4,975mm로 준대형급 크기에 2.5리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218마력의 출력과 22.5kg.m의 토크는 도심과 고속도로 모두에서 여유로운 주행 성능을 보여준다.
K8 하이브리드는 하이브리드 특유의 정숙한 출발과 엔진 개입 시에도 낮은 소음으로 실내 정숙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12.3인치 듀얼 디스플레이와 12개 스피커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된 풀옵션 모델은 실내 완성도에서 G80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렉서스 ES 300h는 더욱 확실하다. 마크 레빈슨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이 기본 장착되며 렉서스 고유의 장인정신이 반영된 내외관 마감 품질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특히 정숙성 부문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아버지 세대가 브랜드 충성도가 높았지만 이제는 실용성과 가성비를 꼼꼼히 따지는 똑똑한 소비를 하고 있다”며 “특히 하이브리드 중형세단의 중고 인기는 연비와 유지비 절감이라는 명확한 가치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5년 11월 중고차 시장에서 40-50대가 가장 많이 찾는 2천만원대 모델은 렉서스 ES 300h, 기아 K8 하이브리드, 현대 쏘나타 하이브리드 순으로 모두 하이브리드 세단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2천만원 초중반대에서 복합연비 19.4km/L의 효율을 제공하며 가성비 선택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중고 하이브리드 세단 구매를 고려한다면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하이브리드 배터리 상태 점검은 필수이며 정기 점검 이력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특히 렉서스의 경우 공식 서비스센터 점검 이력이 있는 차량을 선호하는 것이 좋다.
렌터카 출신보다는 개인 소유 차량이 관리 상태가 양호한 경우가 많으며, K8 하이브리드는 2021년식 이후 모델을, ES 300h는 2020년식 이후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추천한다. 풀옵션 모델이 리세일 밸류도 더 좋고 실사용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 중고차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사고 이력은 보험개발원을 통해 반드시 확인하고 타이어 마모도를 체크하면 이전 소유자의 주행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작동 여부는 시승을 통해 전기모터 구동과 엔진 개입 타이밍이 자연스러운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K8 하이브리드로 갈아탄 한 아버지는 “아들이 차 진짜 조용하다고 놀라더라. 연비도 좋고 공간도 넓어서 가족 여행 갈 때 최고”라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렉서스 ES 300h 오너는 “2천5백만원에 이런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렉서스 엠블럼 달고 다니는 것도 솔직히 기분 좋다”고 말했다.
제네시스 G80의 브랜드 가치와 주행 감각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9천만원에 육박하는 가격 앞에서 절반 수준의 예산으로 비슷한 크기에 두 배 좋은 연비, 검증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춘 중형세단들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아버지들의 자동차 선택 기준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 브랜드보다는 실속을, 허세보다는 가성비를 선택하는 똑똑한 소비 트렌드가 중고차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